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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야기하려니 한비야 님의 절규가 마음에 걸립니다. 
“단 한 번도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어보지 않은 청춘. 단 한 번도 현실 밖의 일을 상상조차 하지 않는 청춘. 그 청춘은 청춘도 아니다. 허무맹랑하고 황당무계해 보이는 꿈이라도. 가슴 가득 품고 설레어보아야 청춘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것이야말로 눈부신 젊음의 특권이 아니겠는가?” (꿈꾸지 않는 자 청춘을 포기했네 / 한비야)

 

꿈을 꾼다는 것은 젊음의 특권입니다. 꿈이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설렘입니다. 그 설렘이 밤잠을 설치게 합니다. 그러한 설렘이 있기에 현재 상황이 비록 늪지대와 같다 할지라도 희망이 있게 됩니다. 미래의 삶은 현재의 삶과는 과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월등한 삶이라는 사실에 대한 기대감이 꿈의 씨앗입니다. 그러나 꿈은 완성품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지극히 보잘것없는 지극히 작은 씨앗으로 주어집니다. 그 씨앗이 너무도 작기에 과연 그것을 심으면 꿈의 나무가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꿈은 씨앗과 같습니다. 그 씨앗은 살아 있음도 아니고 죽음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삶과 죽음의 가치중립입니다. 씨앗 안에 생명력이 있다 할지라도 그 씨앗을 의도적으로 심어 가꾸지 않으면 결국 살아 있으나 죽은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한 젊은이는 태양을 삼키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시대의 큰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십 년 후에 그 청년을 만났을 때도, 이십 년이 지난 이후에도 그 청년은 여전히 태양을 삼킨 꿈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꿈을 꾸었다면 꿈의 씨앗을 심고 가꿔야 할 터인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꿈의 결과는 요행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힘쓰고 애써 땀 흘린 결과입니다. 저 역시 어렸을 때 미래를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그때 마음에 감동을 주셨습니다. 특별하게 언어를 공부하라는 거였습니다. 그러한 마음을 강하게 주셨기에 시간이 지나면 언어가 자동으로 탑재되는 줄 알았습니다. 언어를 공부할 마음을 주셨다면 그것은 완벽한 열매로 주신 것이 아니라 씨앗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씨앗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음에 요동치는 것입니다. 

 

그 씨앗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언어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내 인생은 그런 사실에 대해서 몰랐습니다. 이제야 깨닫고 후회한들 다시 그 꿈의 씨앗을 심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꿈은 희생을 먹고 자랍니다. 눈물과 땀과 피로써 얼룩진 밭에서 성장합니다. 화려하고 아름답지 않습니다. 햇빛이 들지 않은 골방에서 꿈의 씨앗은 발아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도 미약하기에 누구도 알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작은 골방에서 미래를 움직일 위대한 지도자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꿈은 그렇게 조용하게 성장합니다. 다 성장하기까지는 꿈의 나무라 말할 수 없습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합니다. 꿈의 나무는 인내의 물을 먹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꿈과 직업은 다릅니다. 대부분 사람은 직업을 꿈이라 말합니다. 어린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직업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결코 직업은 꿈이 될 수 없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직업을 택할 뿐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요셉이 있습니다. 그를 일컬어 꿈의 사람이라 말합니다. 요셉은 어렸을 때부터 꿈을 꾸었습니다. 그가 꾼 꿈으로 인하여 형들에게 미움을 받게 됩니다. 그 미움은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가게 됩니다. 요셉이 노예로 팔려가기 전에 형들에게 울면서 애원했습니다. 자신을 노예로 팔지 말아 달라는 간청이었습니다. 그러나 형들의 마음은 이미 동생을 버리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노예로 팔려간 요셉은 애굽의 군대장관인 보디발의 몸종이 됩니다. 그곳에서 십 년의 세월을 노예로서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요셉은 꿈을 잃지 않았습니다. 보디발의 아내의 고발로 인하여 요셉은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가 갇힌 감옥은 왕의 신하들이 갇히는 특수한 감옥이었습니다. 그곳에서 3년간 옥살이를 하면서 요셉은 많은 정치인을 만나게 됩니다. 감옥에서도 요셉은 꿈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가 꾼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떤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이가였습니다. 요셉에게 있어서 가장 큰 꿈의 획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였습니다. 십년간의 노예생활을 하면서도 삼년간의 옥살이를 하면서도 그는 그의 꿈을 잃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결국 애굽의 총리가 됩니다. 정치인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되는가가 그의 꿈이었습니다. 그에게 정치라는 직업이 주어졌을 때도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삼았습니다. 직업은 꿈이 될 수 없습니다. 직업은 다만 꿈을 이루기 위한 선한 도구가 될 뿐입니다. 꿈을 잃으면 늙은이가 됩니다. 설혹 늙었다 할지라도 꿈을 꾼다면 그는 젊은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이라 할지라도 꿈을 잃었다면 그를 젊은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직업은 꿈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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