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도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건축물들이 있습니다. 파리는 에펠 탑, 로마는 콜로세움이고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 입니다. 런던 하면 떠올리는 건축물은 아마도 빅 벤이 가장 대표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건축물이 바로 세인트 폴 대성당 입니다. 세인트 폴 성당은 천재적인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의 작품입니다. 그가 왜 천재인가 하면 그는 원래 건축가가 아닌 과학자였습니다. 그의 절친이 뉴턴 이었다고 하지요.
1666년에 런던에 대화재가 일어나서 거의 모든 건축물들이 파괴 되었습니다. 이때 크리스토퍼 렌은 재건축 설계를 하며 본격적으로 건축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는 주로 교회를 재건축 하였는데요 런던 시내에만 45개의 교회가 렌의 설계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교회 재건축 전문가인 렌에게 당시 국왕 찰스 2세는 대표적 성공회 교회인 세인트 폴 성당의 재건축을 맡깁니다. 렌은 최초에는 돔 형태의 바로크 성당을 설계 했습니다.
그런데 첨탑 위주의 고딕양식을 좋아했던 찰스 2세는 렌의 1차 설계안을 거부하고 고딕양식의 설계할 것을 요구하여 렌은 2차로 돔이 아닌 첨탑이 있는 고딕 양식으로 설계 했습니다.
이후 찰스 2세가 서거하고 제임스 2세가 즉위하게 되자 렌은 다시 돔이 있는 바로크 양식의 현재 모습으로 건축하게 됩니다. 고딕양식의 성당만 즐비한 런던에 멋진 바로크 양식의 성당이 탄생한 것입니다.
세인트 폴성당은 베드로 대성당에 비해 매우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오해를 받지만 베드로 대성당이 완성된 것은 1626년이고 세인트폴 성당이 착공된 것은 1675년으로 50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베드로 대성당은 수많은 건축가를 거쳐서 공사기간이 120년이었지만 세인트폴 대성당은 35년만에 지어졌습니다. 당시 영국의 건축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렌이 위대한 건축가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대성당에는 많은 위인들의 무덤도 있습니다. 건축가인 렌의 무덤은 물론 전쟁 영웅인 넬슨 제독과 웰링턴 장군의 무덤도 있습니다.
다이애나 왕비와 찰스 당시 황태자의 세기의 결혼식도 이 성당에서 열렸습니다. 이정도면 영국을 방문하는 친지에게 세인트 폴 대 성당에 대하여 아는 체 할 수는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