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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우리 민족은 오랜 시간 동안 가부장제도로 살아왔습니다. 가부장제는 제도적으로 남성이 지배하는 가족체제를 의미합니다. 가부장제에는 많은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가부장제는 법적으로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중동지역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요르단에서는 법정에 증인으로 서는 경우 여성은 남성보다 절반만 인정을 해 줍니다. 예를 들어 증인이 한 명 서야 한다면 남성은 한 명이면 되지만 여성이 증인 될 때 두 명이 서야 합니다. 
 
정치 이론적으로 가부장제는 더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로마 시대에는 아버지가 가족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거역한다거나 남편을 거역할 경우 그 가족을 직접 혹은 하인에 의해 징벌을 내릴 수 있었는데 최악의 벌은 사형에 해당했습니다. 17세기 영국을 비롯한 미국에서는 가장을 거역한 부인을 벌할 수 있는 가장의 권리가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습니다. 특정한 종교적 국가 외에는 아버지를 거역했다고 해서 체벌을 하거나 아버지의 권위로 명령하는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종식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삼종지도를 지켰습니다. 이는 법률적인 것이 아니라 관습법이긴 하지만 목숨과 같이 지켰습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지켜야 할 관습법입니다. 여자의 일생은 결혼하기 전에는 아버지를 따라야 합니다. 아버지가 그 여성의 주인이 됩니다. 결혼해서는 남편이,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따라야 하는 관습법은 생명과 같이 지켰습니다. 여성의 죄 중에 삼종지도를 거역하는 것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는 시대의 역사를 우리 민족은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가 주인이 되는 시대는 구약성경에도 존재했습니다. 가부장제 시대는 대부분이 족장 시대에 실행되었던 가족보호법입니다. 아버지가 가장 존경받아야 하고 권위가 있는 어른이 되어 가족들의 생사를 결정할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권한이 있다고 해서 권력을 자기 임의대로 휘두르는 가장은 없었습니다. 현대 시각으로 본다면 불합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실은 다릅니다. 가장은 덕장의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가장의 권력이 있다 하여 힘을 자기 임의대로 마구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장은 가족으로부터 존경받아야 하는 덕장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가정 제도를 창조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하여 하나님의 성품을 가족 구성원에게 나타내야 한다는 전제를 담고 있습니다. 최초의 인간 아담을 만드시고 아담에게 주신 명령이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복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라.” 는 결혼입니다. 남자가 부모를 떠난다는 것에는 많은 오해를 낳았습니다. 전 세계 결혼 풍습에서 남자가 떠나는 결혼제도보다는 여자가 부모를 떠나 남자에게 시집을 오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제정하신 결혼제도는 남자가 부모를 떠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떠나다’라는 말의 히브리어는 ‘아자브’입니다. 이는 떠나다 라는 의미도 있지만 더 깊은 의미는 ‘이루다’, ‘~~을 완성하다’는 의미입니다. 남자가 이루고 완성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이 결혼의 자격입니다. 그것을 완성한 후 결혼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 완성은 아담이 창조 받았던 그대로, 즉 타락하기 전의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그래서 떠나는 것, 즉 완성하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shall leave his father’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아버지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완성 모델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게 완성된 아버지에게 가장이 될 자격을 부여하신 것입니다. 현대는 가장의 기준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장에게 힘을 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경제력입니다. 남편 보다 부인의 수입이 더 많은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김동호 목사님은 십일조는 월급을 받은 남편의 이름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수의 엔 분의 일로 각자 십일조를 드려야 한다 했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의 수입은 남편 혼자 일해서 번 돈이라기보다는 가족이 있었기에 벌 수 있었기에 가족 공동체의 가족 수만큼 엔 분을 해서 십일조를 드리는 주장인데 지극히 성경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을 여행 중에 어느 기차역 광장에 전시해 놓은 가족이라는 조형물을 봤습니다. 장을 보고 들어오는 어머니, 자전거를 타는 큰딸, 킥보드를 타는 둘째 아들, 그리고 엄마를 반기는 막내딸의 모습입니다. 그들의 아버지는 어디 갔을까? 물론 직장에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지만 그 이면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장이란 이름 그 존재의 부재 시대입니다. 아버지의 설 자리가 가정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입니다. 아버지의 권위는 가부장적인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완성하고 하나님의 다스림을 가장을 통해 나타내는 방편으로 하나님이 친히 창조하신 가정이라는 제도에 숨겨진 비밀 약속입니다. 
 
아버지의 부재 시대, 아버지가 벌어온 돈으로 생활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 그래서 아버지의 설 자리를 상실했습니다.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성경적으로 말하면 아버지는 하나님이 정하신 결혼제도인 ‘아자브’ 즉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지 않았기에 존경받을 수 없는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기에 내 자신을 냉철하게 비추어 보는 거울이 됩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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