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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같이 이민사회를 살면서
 
인터넷이 등장했던 시절에 많은 사람들은 이메일 주소를 갖기 시작했다. 당시 이메일 주소는 매월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했다. 기억해보면 나도 당시 야후의 이메일을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구글이 무료이메일 주소를 만들어 주면서부터 여러개의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목적에 맞추어 사용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웹페이지 주소를 등록하는 것도 쉬워지고, 간단한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도 쉬워졌다. 그러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그 때부터 나는 내 비지니스 웹페이지 주소와 같은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 비지니스 용으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를 여러개 만들어 각 목적에 맞추어 사용한다.
 
되돌아보면 1984년 IBM 이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IBM-PC 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플로피 디스크가 1개 있는 것도 있고 2개 있는 것도 있었다. 플로피 디스크 2개 있는 IBM-PC는 프로그램과 데이타를 각각 다른 플로피디스크에 담고서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프로피디스크 1개 있는 IBM-PC 에서는, 프로그램 디스크를 넣고 컴퓨터가 그 프로그램을 읽은 다음, 데이타 디스크를 넣고 일을 하다가, 다시 프로그램 디스크를 넣어라는 명령이 나오면 프로그램 디스크를 넣고, 이렇게 반복하며 일을 했다.
 
곧이어 IBM-XT 가 발표되고, 하드디스크가 달린, 80286 칩으로 무장한 IBM-AT 가 나왔다. 메모리는 512메가를 넘을 수 없는데, 640메가의 메모리를 사용하였으며, 여분의 128메가의 메모리가 어떤 역할을 해 준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 경의를 표했었다. 대학에서는 학위 논문을 컴퓨터로 작성하다보니, 플로피가 망가져서 다 완성된 논문을 날려버렸다는 문의가 참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백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백업본을2개, 3개 많게는 5개까지 만들라는 조언을 받기도 했었다.
 
그 이후 세월이 한참 지나고 나서, 이제는 노트북컴퓨터가 대세를 이루더니, 패드가 등장하고, 그리고 지금은 핸드폰으로 그 모든 일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 플로피 디스켓은 하드디시크로 옮겨가더나, USB 라는 막대기 저장장치로 옮겨가고, 이제는 클라우드라는 가상공간에 자료를 저장해둔다. 아직도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하던 그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는 클라우드라는 가상공간에 저장한 자료조차 백업을 해 둬야한다는 트라우마에 쫒기며 살고 있다.
 
모든 서류들을 프린트해서 사용하는 나는, 미팅을 하면서 바로 노트북 또는 핸드폰으로 미팅 내용을 정리하고, 그리고 서류들을 인쇄하지 않고 PDF 파일로 보고, 이메일과 워드 파일로 정리해서 보내는 젊은 변호사들을 보면서, 참 부럽다. 나도 회면이 좋은 노트북으로 서류들을 보지만, 왠지 머리속에 잘 정리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쇄를 하고, 인쇄된 서류들을 밑줄 그어가며 읽는다. 그러면 내 머리속에는 종이로 인쇄되었던 그 서류의 모습이 기억으로 남는다. 내 책상에는 인쇄된 많은 서류들이 놓여 있지만, 젊은 수습변호사의 책상위에는 노트북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유가 여기 있나보다. 
 
많은 우리들은 자녀들에게 공부하라 권한다. 그렇게 공부하라 권했던 우리 자녀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고개를 들고 세상을 보니 신기했나보다. 그래서 이런 저런일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공부만 열심히 했던 어떤 청년은 마음 터 놓는 친구하나 없이 지내다가, 어느날 외로움에 자살을 했단다. 금요일 저녁이 되면 만날 친구가 없었던 젊은 청년은 집으로 돌아와서 게임기를 가지고 놀다가, 그것마저 지쳤는지 공항장애를 겪게 되었단다. 
 
공부란 책에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닐것이다. 지식이 넘쳐나고는 세상에 살면서, 새로 산 컴퓨터에 메모리를 증가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유튜브를 뒤진다. 남들은 떡볶기를 어떻게 만들어 먹는가 궁금하면 유튜브를 뒤져 따라해 보면 된다. 유리창문이 낡았으면 구글을 뒤져서 정보를 찾아본다. 세상에, 오래된 창문을 바꾸는데도 정부가 지원을 해 준다고 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이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정보가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과 어울리라는 말을 해 주는 부모가 없다. 금요일 오후, 한 주의 일이 끝나면 직장 근처에 젊은이들이 모이는 펍에게서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하면서 시간을 보내라고 권하는 부모는 없는 것 같다. 빨리 귀가해서 방안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영화를 보고 있으면 흐뭇해 한다. 영국에서,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살고있는 이웃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차츰차츰 줄어들어서, 결국에는 혼자 남게되는 어려움을 주는 것은 아닌지 이제 생각해 봐야겠다. 아들 딸 교육을 위해서 영국에 왔는데, 아들 딸이 어떻게 살면 좋을까?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사는 것을 위해서 영국에 왔을까? 그래서 우리 애들이 공부는 참 열심히 했는데, 마음 터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도 없고, 동료도 없어서, 언제나 경쟁상대로만 친구들과 동료들을 대해서, 언젠가는 방안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편안해 하지는 않을까?
 
자녀들 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은 어떤가? 모두가 경쟁상대인가? 서로 마음을 다해서 진실한 친구가 되어줄 수는 없을까? 그래서 영국에서의 이민자로서의 삶이 즐겁고 행복하면 안될까? 예수께서 새 계명을 주셨다고 한다. 서로 “사랑” 하라고.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가?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셨다. 어떻게 이웃을 사랑 할까?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남들이 나에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정도로 남을 이해하고 생각하고 위해주면 안될까? 그러면 영국에 20만명이 넘는 변호사가 필요할까? 
 
 
김인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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