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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44회 블링블링 예외

hherald 2011.06.06 18:33 조회 수 : 1220

블링블링 예외
쇼핑의 절약 원칙에서 불평이나 사과와 연관이 있는 중요한 예외가 있다. 지금 이 나라 일부 젊은이 사이에는 미국 흑인 힙합, 갱스터, 랩 등의 영향을 받아 부를 자랑 삼아 들어내는 하위집단문화가 있다. 비싼 디자이너의 옷과 금 장신구를 화려하게 달고 (이를 블링블링 bling bling이라 한다) 비싼 샴페인과 코냑을 마시며 비싼 차를 몬다. 이들은 이런 터무니없는 사치를 조금도 창피스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자랑스러워한다.
그럴 수 없는 대다수 젊은이들 (특히 하류층 십대들)은 제대로 된 디자이너 옷 한두 벌 이라도 사려고 안달복달한다. 그러고는 그게 얼마나 비싼지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이 블링블링 문화는 주류 영국인다움에 대한 고의적인 도전일 뿐 그리 큰 예외도 아니다. 반지를 많이 낀 두 손가락을 위로 치켜들어 우리의 모든 불문율, 즉 겸손, 억제, 겸허, 공손한 평등주의 그리고 전반적인 위선 등에 도전한다. 이들이 이 코드에 도전함으로써, 이 코드의 영원한 중요성이 또다시 확인되었다. 다시 말해 자기네식 반항을 통해 되레 주류문화 코드를 증명했다고나 할까.
젊은이들의 하위집단문화는 흘러왔다 흘러간다. 그리고 이 특정한 예는 당신이 이책을 읽을 때 쯤이면 이미 지난 유행일지도 모른다. 다음번엔 주류 영국인다움의 다른 면을 선택해 반항할 것이다.

계급과 쇼핑 규칙
쇼핑에서 절약 규칙은 계급 장벽을 넘어서 적용된다. 심지어 블링블링 예외도 한 계급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 스탈은 출신 배경을 막론하고 상류층 사립 기숙학교 남학생들에게까지 퍼졌다. 그들은 자기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모르고, 포주 같은 옷을 입고 슬럼가의 흑인 갱처럼 말하면서 걸으려고 노력한다.
쇼핑의 다른 측면들은 영국 계급제도의 복잡성과 깊이 얽혀 있다. 어디서 무얼 쇼핑하느냐가 바로 계급표시기이다. 그러나 이는 상류층이 비싼 상점에서 쇼핑하고 하류층이 싼 상점에서 쇼핑한다는 식으로 간단히 설명할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면 중상류층은 바겐세일 상품을 찾아 중고 가게나 자선단체 상점을 간다. 거기는 중하층이나 노동계급은 죽으면 죽었지 절대 안 가는 곳이다. 동시에 중상층이나 중중층은 이름마저 박리다매임을 내보이는, 노동계급이 이용하는 퀵세이브(Kwiksave), 파운드스트레쳐(Poundstretcher) 같은 저렴한 슈퍼마켓에서 식품을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대신 중산층이 가는 세인즈버리(Sainsbury's)나 테스코 (Tesco) 혹은 그보다 고급인 웨이트로즈(Waitrose)를 이용한다.
물론 아무도 계급 때문에 슈퍼마켓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다. 우리는 양질의 식품과 다양한 유기농과 외래종 채소 때문에 중산층 슈퍼마켓을 이용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어디에나 있는 물건이 퀵세이브에 있는데도 모르는 척하며 그렇게 얘기한다. 아마 우리는 중국 채소 팍초이(Pak Choi)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모르고 유기농 채소 셀레리아크 (celeriac)를 어떻게 먹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켈로그 콘프레이크와 안드렉스 화장지 옆을 지나갈 때 그것이 거기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 한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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