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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너무 싸워서 힘들어요!”,“아이들이 왜 이렇게 사이가 안 좋은지 모르겠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특히, 연년생이나 쌍둥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다툼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이 나이차이가 적을수록 서로 만만하기 때문에 더 잘 싸우기 때문이겠죠. 

오늘은 다투는 형제자매를 좋은 사이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자꾸 다투는 이유
우선, 아이들이 싸울 때 부모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행동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한쪽 편을 드는 것입니다. 미숙한 부모가 가장 하기 쉬운 실수가 바로 잘잘못을 따져서 한쪽 아이의 손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너는 형이 돼서 동생을 때리면 되겠어?”,“네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해!”와 같이 엄마(아빠)의 눈으로 아이들의 싸움을 판단하고 한쪽 편을 들어주면서 재판관 노릇을 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갈등을 푸는 원리를 조금 이해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싸우는 것은 갈등이 있다는 뜻입니다. 갈등은 다르게 표현하면 발란스가 깨진 불편한 상태를 말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이 있다면그 두 사람 사이에 발란스가 무너져 있다는 뜻이죠. 인간관계에서 발란스는 역할과 위계질서를 의미합니다. 누가 더 세고 누가 약한지, 누가 이것을 하고 누가 저것을 하는 지, 누가 지시하고 누가 따르는 지 등 역할과 위계질서가 분명하면 발란스가 잘 잡혀있는 것입니다. 역할과 위계질서가 분명할 때 다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툼은 이것이 깨졌을 때 다시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른 사회는 비교적 역할과 위계질서가 분명하기 때문에 다투는 일이 별로 없지만, 아이들의 세계는 다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누가 더 쎈 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먹질을 하면서 싸웁니다. 형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관계의 발란스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자꾸싸우는 것이지요.

 

갈등을 해소하기
갈등해소와 발란스 회복은 이렇게 다투면서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제압당하는 경험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 사람에게 함부로 대들면 안되겠다”거나 “저 녀석은 내가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서로 인정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서로를 인정하고 나면 더 이상 다툴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가 나보다 세다는 것을 알면 더 이상 덤비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10대 학생들은 학기 말보다는 학기초에 많이 싸웁니다. 싸움을 통해 서열이 정해지면 발란스가잡히면서 더 이상 갈등하지 않게 됩니다.
성숙한 부모는 아이들의 다툼은 발란스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는 이해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 없이 아이들이 다투는 것을 지켜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숙한 부모는 아이들이 다투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아이들이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이지요. 

편들기의 치명적 위험
아이들이 다투면서발란스를 찾아가는 과정 중에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편드는 제3자인 부모가 끼어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겨우 찾아가던 발란스가 다시 무너져버립니다. 
지금 동생은 ‘형한테 까불면 맞는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형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갑자기 엄마가 등장해서 “형이 동생을 때리면 안돼!”라면서 동생의 손을 들어줍니다. 이렇게 되면 동생에게“맞아! 형이 잘못한 거잖아. 내가 왜 형 말을 들어야 해?”라는 생각이 올라옵니다. 그리고“앞으로 형이 때리면 엄마한테 일러야지!”하는 대응방법까지 갖게 됩니다. 결국 형과 동생 사이의 발란스는 무너지고 다시 갈등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또 다투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 형제의 갈등은 고착화되고 어른이 되어서까지 얼굴을 마주하기 싫은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의가 나쁜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어렸을 때한쪽 편을 들어준 부모가 등장합니다. 편드는 부모가 위험하다고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편드는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들의우애가 좋기 어렵습니다. 부모의 편애는 형제간 미움의 싹이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서로 얼굴을 안보는 형제관계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우애있는 형제로 키우기
편드는 재판관이 되는 것 대신에 사이 좋은 형제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원리를받아들이세요. 아이들의 다툼은큰 문제꺼리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입니다. 아이들은 다투는 과정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도 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나보다 센 사람에게 덤비면 맞는다는 것도 배워야 합니다. 동생이형에게 맞아서 울면서 엄마를 찾아오면 “누가 그랬어? 형 빨리 오라고해”라고 편들어 주지 마시고, “이런! 형한테 맞아서 아팠겠다. 지금은 괜찮아?”하는 식으로 먼저 마음을 읽어주고 위로해 주세요. 엄마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큰 위안이 됩니다. 
아이들이 다투어서 혼을 낼 때는 둘을 함께 혼내는 것이 좋습니다. 한 쪽만 혼을 내면, 혼나는 아이의 마음에는 자기를 혼나게 만든 형제에 대한 미움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함께 혼나면 그런 것이 덜하겠죠. 아이들이 다투었을 때 형제가 함께 벌을 받게 하는 것은 괜찮은 훈육방법입니다. 함께 벌을 받는다는 것은 힘든 일을 함께 겪는 경험을 갖는 것입니다. 힘든 일을 함께한 사람끼리는 끈끈한 동지애 같은 것이 만들어지기 마련이지요. 티격태격 싸우던 아이들이 같이 손들고 벌을 세워놓으면, 다투면서 미워했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함께 협력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형제가 때때로 어려운 일을 함께 해결하도록 하는 것도 아이들의 우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과제를 주고, 그것을 함께 해결하도록 부모가 잘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는 두 사내 아이를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서울시내 투어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서울시내의 지정된 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오는 과제였죠. 혼자 가기에는 낯설고 두려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둘이 손을 꼭 잡고 다니면서 미션을 잘 수행하고 왔습니다. 그 이후로 형제 사이가 각별해 졌습니다. 어려운 일을 함께 수행하면서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성장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든든한 형제나 자매를갖는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당신의 아이에게 그런 형제와 자매를가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것은 지금 다투는 아이를 대하는 당신의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다툼과 갈등에 끼어들어 편드는 대신, 기다리고 지켜봐 주면서 위로해 주고, 아이들이 경쟁하기 보다 협력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현명한 부모가 되어 주세요.

당신과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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