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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을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혹시 ‘모든 자식은 다 똑같이 사랑스럽다.’정도의해석에 동의하고 있나요? 그렇다면지금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의 감정과 솔직하게 만나보시길. 부모도 사람인지라 모든 자식을 다 똑같이 느낄 수는 없습니다. 한 녀석은예쁘고, 한 녀석은 밉기도 한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염증이 생겨 부은 손가락을 깨물면 “악”소리가 나게 아프지만, 건강한 손가락은 깨물어도 덜 아프니까요.
 
 
 
형제가 똑같이 행동을 해도 한 녀석에게는 차분하게 반응하지만, 다른 녀석에게는 격하게 반응합니다. 식사 중에 떠들면서 돌아다니는 아이에게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식사하자”라며 조용히 타이르기도 하지만, “야! 누가 밥 먹을 때 돌아다니라고 했어? 빨리 이리로 안 와?”하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부모가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가 ‘아이들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형제의 같은 행동에 대해 부모의 감정이 다르게 반응한다면,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첫째가 하는 행동이나 말에는 더 신경이 쓰이고 더 강하게 반응하지만, 둘째나 셋째는 똑같이 행동해도 크게 신경이 거슬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첫째에게는 통제적이지만, 둘째나 셋째에게는 허용적인 부모들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는 왜 첫째와 둘째, 셋째를 똑같이 대하지 못할까요? 왜 아이들에게 느껴지는 감정이 다 다를까요?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모에게 있어서 아이들의 『존재감』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존재감』이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대상을 ‘내가 무엇으로 인식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존재감은 사람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내가사람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 지를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선생님’에 대해서 부담감을 느낀다면, 그 이유는 선생님을 ‘어려운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며느리들이 시부모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도 시부모를 ‘간섭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감정은 우리가 어떤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인간의 느낌센서에게 신호로보냅니다. 부모가 첫째와 둘째, 셋째에게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것은 그 아이들을 각각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존재이미지 찾기
그렇다면 도대체 내가 내 아이를 무엇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일까요? 여러분은 필자가 코칭을 하면서 부모님들에게서 발견해 내었던 사례를 보면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부모들에게 아이에 대한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해서 한 가지씩 심볼이미지를 사용해서 비유해 볼 것을 요구했습니다. 질문은 “당신의 아이는 당신에게 무엇입니까?”입니다. 한 부모는 “OO는 나에게 태양이에요. 왜냐하면 OO는 나의 삶을 환하게 비추어 주고, 저는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거든요”라고 답했습니다. 여러분도 이처럼 각각의 자녀에 대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작성해보세요. 그 다음 필자의 해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답을 좀 더 잘 찾기 위해 당신이 아이를 처음 보았을 때를 떠올려보세요. 그 때 그 아이가 무엇으로 느껴졌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부모님들의 아이에 대한 존재감을 비유하는 이미지는 아주 다양합니다. ‘자식은 재산이다’라고 하기도 하고 “저 아이는 나의 분신이에요’라고 하기도 합니다. ‘강아지’, ‘선물’, ‘껌딱지’ 등 다양한 비유가 등장합니다. 필자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자신의 희망 내지 기쁨으로 표현합니다. 또 어떤 부모님은 아이를 자기 인생의 걸림돌, 짐, 굴레와 같은 부정적인 존재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대답은 자신과 아주 솔직한 대화를 해야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걸림돌이나 짐처럼 느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내면 속에서 아이에 대한 존재감의실상을찾아냈다면, 당신은 이제 아이를지금까지 왜 그런 감정으로 대하게 되었는지를 알아 차렸을 것입니다. 
 
존재감과반응
자식을‘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는 부모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생각을 고집할 때 화가 납니다. 분신 즉 아바타는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존재가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하면 주인입장에서 화를 낼 수밖에 없겠죠. 
자식을‘자기 삶의 희망’으로 여기는 부모는 아이가 부모가 바라는 삶에서 멀어질 때 절망감을 느낍니다. 아이를 통해서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는데, 아이가 부모의 바램을 외면하고 자기 뜻대로 살려고 하면배신감을 느끼게 되겠죠.
자식을 걸림돌, 짐 또는 굴레로 느끼는 부모는 아이를 볼 때마다 짜증이올라옵니다. “저 녀석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해”라는 생각에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예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와 부모는 사사건건 시비가 붙고 갈등하고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사업가인 부모가“자식 셋을 키워서 한 녀석은 법조인, 한 녀석은 정치가를 만들 거에요. 그리고 한 녀석에게 사업을 물려 줘야죠”라고 말하는 이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자식을 재산이나 도구로 여기는 부모입니다. 이런 부모는 자식을 용도에 맞게 키우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사람은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태하거나 놀기 좋아하는 자식을 그냥 두지 않습니다. 부모 뜻에 따르지 않는 아이는 부모에게 “쓸모 없는 녀석”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고, 잘못하면 집에서 내쫓길 위험도 있습니다.
 
참 존재인식
“그러면 도대체 자식을 어떤 존재로 여겨야 합니까?”라고 묻고 싶은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질적으로 그 답은 부모들이 각자 찾아야 합니다. 다만  필자가 그 답을 찾기 위한 팁을 몇 가지 드리죠. 
 
우선 절대 피해야 할 것은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 또는 그와 유사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낳았으니까 내 새끼”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록 부모의 몸을 빌어 태어났지만, 사람의 정신과 영혼은 결코 부모의 우물 안에 가두어 놓을 수 있는 대상이아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두 아들에 대해“신이 나에게 맡긴 천사”라는 이미지를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이 이미지는 필자로 하여금 아이들을 존중하고,때로는 존경까지 하게해줍니다. 그들이 주는 존재감 때문에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기 때문이죠.
당신이 아이를 대하는느낌을 바꾸고 싶다면, 아이에 대한 존재 이미지를 바꾸면 됩니다. 당신의 소유물도, 당신에게 걸림돌도 아닌, 그 아이가 가진 본래의 위대함을 찾아보세요.그런 위대한 존재로서 그 분의 이미지를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다음부터는 아이를 대하는 당신의 태도도 바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어린 아들 예수를어떻게 느꼈을까요?
 
당신과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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