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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아이를 키울까?
인간은 어떻게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까요?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는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놀아주고, 가르치면서 길러냅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교육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소양과 지식을 가르칩니다. 예전부터 해왔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죠. 마치 아이를 키우는 것은 인간으로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필자가 이전 글에서 ‘부모 노릇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었죠.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대상인 ‘사람’, 거기에 나에게는 너무나 특별한 ‘내 새끼’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를 키워냅니다. 자녀양육과 훈육에 대해서 특별히 어디서 배우지도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난해한 문제를 배우지도 않고 풀어내는 것이죠.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자녀양육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내고 있습니까?

 

따라 배운 양육법
그 답은 필자가 이미 이전 글‘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법’에서 알려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부모 노릇은 내 부모에게서 따라 배운 것입니다. 나의 엄마와 아빠가 나에게 해 주었던 모든 서비스를 그대로 배워서 내가 지금 나의 아이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은 내가 어려서 이미 친구들과 소꿉놀이와 역할놀이를 통해서 예행연습을 해 두었기 때문에, 어른이 된 지금도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배우려고 하지 않았어도, 내가 살아온 시간 동안 너무도 오랫동안 봐왔고 경험했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 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결국 나의 부모 노릇은 나의 엄마와 아빠를 카피(Copy)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것은 나의 부모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나의 아이들도 부모가 되면 지금 나의 모습을 카피(Copy)할 것입니다.이렇게 부모 노릇, 즉 양육방식은 관습화되어 여러 세대를 거쳐서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엄청나게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려서 키우기
자식을 때려야 잘못된 행동을 고칠 수 있다는 관습적 양육태도는 아동 폭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아동폭력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부모에게는 ‘사람의 매’라는 명분으로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지만 아이를 사랑해서 때린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매를 맞는 아이들은 그들의 잘못된 행동보다는 부모를 화나게 했기 때문에 매를 맞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내 마음이 편안하고 아이가 사랑스러운데 매를 들게 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 녀석 행동에 화가 나고, 꼴 보기 싫으니까 매를 듭니다. 그래도 여전히 그 녀석은 사랑스러운 내 새끼인 것만은 분명하죠. 그래서 ‘사랑의 매’라는 말은 폭력을 교묘하게 포장한 거짓 선(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동을 바로잡는 방법으로는 폭력보다는 칭찬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럼에도 교육적자식을 때려도 된다는 고정관념은 그 뿌리가 매우 깊어서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필자가 코칭을 하는 고객 중에 자신의 부모가 자신에게 했던 폭력적인 말과 행동이 너무 싫어서 “나는 절대 내 아이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라고 다짐을 했었는데, 어느 날 아이에게 자기 부모와 똑같이 폭언과 폭행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것입니다. 물론 나의 아이도 어른이 되면서 나와 똑같이 다짐을 하겠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공동체의 양육방식
오랫동안 따라 배운 것은 쉽게 바꿔지지 않습니다. 여러 세대를 걸쳐서 관습적으로 내려온 전통적 양육방식은 그 시대의 가족 및 사회구조와 결합하면서 문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까꿍’, ‘도리도리’, ‘곤지곤지’, ‘잼잼’처럼 아기의 인지능력을 발달시키고 유모차 대신 포대기를 사용하여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만드는 육아법은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긴밀한 민족적 특징을 갖게 해 줍니다. 알고 보면,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전통적 양육방식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식사예절, 음주예절, 노약자를 보호하고 존댓말을 통해 어른을 예우하는 문화가 그렇습니다. 여러분들도 알게 모르게 부모로부터 이런 것들을 교육받고 자랐을 것입니다. 
좋은 양육방식을 공유하는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성숙된 사회로 발전해 나갑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유대인 사회입니다. 유대인들은 탈무드라는 문헌 또는입으로 전해져 내려 온 양육철학을 공유하면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을 대거 길러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양육방식은 심리학, 교육학 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육아와 훈육법으로평가 받고 있습니다. 수 천년 동안 대를 이어 오면서 그들의 좋은 양육방법을 지키고 개선시켜온 결과라고 볼 수 있겠죠.

 

 

왜곡된 한국의 양육문화
안타깝게도 한국은 유대인 이상으로 빼어난 교육 문화와 양육방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본의 수탈과 전쟁을 겪으면서 전통적 양육방식이 변질되고 왜곡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폭력적 군부 문화와 자기 중심적 권위주의, 배타적 계급주의 같은 것이 한국의 가족적 양육방식을 오염시킨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가족문화가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중의 하나입니다. 한국사회는 서구사회와는 달리 아직 자식에 대한 부모의 영향력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사회입니다.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결혼을 한다는 것은 서구인의 사고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이죠. 한국의 좋은 가족문화를 기반으로 전통적으로 내려온 양육법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면 유대인들보다 뛰어난우리의 양육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오염된 폭력적 권위주의를 제거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우리의 양육문화를 되살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른을 공경하지만 내가 어른이니까 대접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경계하고, 부모를 섬기지만 부모도 자식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좋겠지요.

 

 

 

양육방식 바꾸기
부모로부터 내려온 양육방식은 당신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 친구를 만나고 연인과 데이트할 때, 당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모두 양육의 결과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당신의 양육방식 중에는 지킬 것과 버릴 것이 있을 것입니다. 지킬 것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고, 버릴 것은 그렇지 않은 것이겠지요. 그것이 가려진다면, 바로 실행에 옮기세요. 지킬 것은 그냥 놔두면 되므로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버릴 것이겠지요. 방식을 버린다는 것은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쁜 행동을 고치기 위해 때리는 것 대신,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렇게 지금 당신이 바꾼 양육방식은 아이의 삶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당신을 카피(Copy)해서 자신의 아이를 그렇게 키워낼 것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당신의 가정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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