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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중요한 이유
필자가 부모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주로 How(어떻게)에 관심을 갖는 것이죠. 그 때마다 필자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으세요?”라고 묻습니다. How(어떻게)를 알기 위해서는 Who(누구)에 대한 답이 먼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목수는 집을 짓고, 의사는 환자를 치료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알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되는 지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부모로서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이유는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이 영향력을 주게 됩니다. 부모는 물론이고 형제와 친구, 선생님, 친척과 동네 사람 등 꽤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부모라는 사람은 아이에게 어떤 존재이어야 할까요? 
 
필자가 지난 컬럼을 통해 디딤돌과 걸림돌, 정비사와 정원사, 수사관과 재판관의 비유를 통해 부모의 왜곡된 혹은 바람직한 이미지를 설명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부모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확립하면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해야 하는 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면 좋은지’에 대해 부모의 바람직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안전조명
오늘 이야기할 부모이미지는“안전조명”입니다. 안전조명은 ‘세상을 안전하게 밝혀주는 빛’ 이라는 뜻입니다. 세상을 경험해 보지 않은 아이에게 세상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깜깜하고 위험한 공간입니다. 침대 위에 눕혀진 아이는 침대 바깥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고, 문틈에 손을 얹어 놓았다가 문이 닫히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세상은 알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는 어둠의 공간입니다. 이런 두려운 상황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빛을 밝혀 주변을 환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바로 부모입니다. 불이 켜져 어둠이 사라진 곳은 더 이상 두렵고 위험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아이는 편안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부모를 통해 아이는 침대에서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을 배우고, 방에서 문을 열고 거실로 나오는 것도 알게 되고, 집을 나서서 차도를 안전하게 건너는 것을 배웁니다. 엄마의 품과 침대 안에서만 안전하게 느끼던 아기가, 집밖에 나가 놀이터에서 놀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차를 타고,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청년이 되어가는 과정은 모두 부모가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바깥 세상에 빛을 밝혀주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삶의 지평을 넓히기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은 그가 느끼는 안전한 공간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는 삶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온 세상을 다 제 집처럼 드나들지만, 어떤 사람은 집밖에 나서는 것조차 힘들어 합니다. 어떤 사람은 물속 잠수뿐 아니라,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가볍게 하지만, 어떤 사람은 케이블카도 타지 못합니다.어떤 사람은 외계인하고도 친구할 정도로 사교성이 좋지만, 어떤 사람은 가족하고도 속 얘기를 털어놓지 못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모두 그 사람이 세상에 대해 얼마나 안전하게 느끼는지에 따라 만들어집니다. 안전한 느낌은 그 대상이 사람의 무의식 속에서 인식되고 있는 밝기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사람은 세상이 밝게 인식할수록안전한 느낌이 크고 더 편안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세상을 어둡게 인식할수록 불안해지고 행동이 불편해지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바로 아이가 처음 세상을 접할 때, 아이에게 밝은 조명이 되어세상을 비추어주는 주는 역할말이죠. 침대에서 몸을 뒤로 돌려서 발부터 내려오는 요령을 터득하게 해주고, 문을 여는 방법, 옷을 입는 법, 식사할 때 수저를 사용하는 방법 등 아이가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스스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대상이 늘어나는 것은 어두웠던 공간에등이 하나 둘씩 켜지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엔 손전등 하나만큼의 불빛이 점점 커져서 태양처럼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게 커지는 것이죠. 이렇게 아이의 의식이 밝아지면서,그 아이가 살아가는 세상의 지평이 함께 열리게 됩니다. 그렇게 아이는 세상을 더 크게, 더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때 눈앞이 깜깜하다고 합니다. 그것은 실제로 그 사람의 무의식이 느끼는 세상의 밝기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는 마음이 환해집니다. 그리고 실제로 문제를 두려움 없이 잘 해결해 나갑니다. 부모는 아이가 이런 상태에 이르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처음 접하는 두려운 대상에 대해 알고 보면 그것이 안전하고 도전해 볼만 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아이가 그것에 도전하면서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드러나지 않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아이는 더 두려움이 없어지고 더 많은 것에 도전하려고 할 것입니다. 
 
부모의 잘못된 행동
여기에서 빛을 밝히기는커녕 거꾸로 아이의 의식을 더 어둡게 만드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들을 몇 가지 짚어보죠. 첫째는 ‘대신 해주기’ 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부모가 나서서 대신 해주는 것이죠. 숙제를 대신 해주고, 가방을 대신 챙겨주고, 학교에 등교시켜주고, 자기가 공부할 학원과 대학까지 대신 알아봐주는 행동들입니다. 아이가 충분히 감당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로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가 없으면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밥도 챙겨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아이를 무능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아이의 미래에 큰 위협을 초래하게 됩니다. 아이가 크면 부모가 해주는 일을 줄고, 아이가 직접 하는 일은 많아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래야 아이가 더 밝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둘 째는 ‘못하게 하기’입니다. 여러분은 아이가 처음 무엇을 “해보겠다”고 말할 때 그냥 “안돼”라고 말하는 부모가 되지 마시길. 아이가 “해보겠다”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신호입니다. 그것은 아이가 두려운 무언가에 대해서 극복해 보려는 용기를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이런 아이의 용기를 꺾어버리는 무지몽매한 부모가 되면 곤란합니다. 아무리 아이의 말이 허무맹랑하고 어이가 없더라도 아이가 시도해 보려는 그 어둠의 공간에 함께 불을 비추어주는 사람이 바로 부모입니다. 아이에게 호기심이 있는 곳이라면 더더욱 꼭 가봐야 그 실상을 알고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당신과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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