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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만 가지 은혜

hherald 2017.06.19 18:06 조회 수 : 473

 

아침에 눈을 뜬 다는 것은 만 가지 받은 은혜의 결과이며 열매입니다. 어렸을 때 아버님께서 늘 부르셨던 찬양 ‘만 가지 은혜를 받았으니’…. 라는 찬송을 마음 깊은 곳에서 거부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찬송을 듣는데 신기할 정도로 마음에서 거부하고 있다는 내 자신을 깨달았습니다. 만 가지 은혜를 받은 게 무얼까 생각하게 된 계기 때문입니다. 그 찬송과 함께 늘 암송하셨던 말씀은 시편 23편이셨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만 가지 은혜와 부족함이 없다는 말이 주어진 삶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집은 절대 빈곤에 허덕였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기도제목은 아들이 배곯지 않고 쌀밥을 마음껏 먹게 해 달라는 게 전부일 만큼 우리는 가난했습니다. 그럼에도 아버님의 입에서는 만 가지 은혜를 받았고, 주께서 함께 하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는 말씀을 습관처럼 내 뱉음이 믿음 없었던 아들의 마음에 걸림돌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뜬 다는 것은 이 모든 것에 대한 결과이며 또한 열매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만 가지 은혜를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됩니다. 내가 지금 살아 숨 쉬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지난밤을 마지막으로 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수없이 많았을 것입니다. 숨을 쉴 수 있는 은혜, 아침이 되면 눈이 떠지고 모든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멀리서 들려오는 새들의 찬양 소리에 마음이 요동하는 거룩함은 만 가지 은혜를 받고 있다는 상징이라 여겨집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신앙으로 해석해 낼 수 있는 가치관이 있음도 감사입니다. 설혹 조폭 영화를 볼지라도 그 영화를 통해 은혜를 받을 수 있음이 감사입니다. 

서산에 있을 때 지체들과 함께 교회를 가려면 유흥가 골목을 지나가야 합니다. 물론 길을 돌아가면 그곳을 지나치지 않을 수 있지만 운전하시는 집사님은 항상 그길로 인도하셨습니다. 그 길이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한두 번은 느끼지 못하다 횟수가 거듭되면서 눈에 들어오는 광경들이 익숙해지며 적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보여 지는 모든 간판들이 유흥에 관련된 업종이었습니다. 서산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지체와 함께 호수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갤러리 간판을 발견하곤 얼마나 반갑던지, 언제 아이들과 함께 갤러리 관람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식사 중에 그 이야기를 나눴더니 그곳은 내가 생각했던 그런 갤러리가 아니라 술집 이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가는 길에 그곳을 지나면서 타락한 도시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지체에게 언젠가 제 마음을 이야기 했습니다. “나는 이곳이 은혜롭습니다. 이곳이 잘돼야 교회가 부흥할 수 있습니다. 교회의 사명은 깨끗한 곳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곳을 사랑해야 합니다. 이곳을 품을 수 없다면 그것은 바리새인적인 신앙입니다. 주님이 서산에 오신다면 어쩌면 이곳부터 오실 수 있습니다. 이곳을 죄악시 하지 말고 이곳을 지다 다닐 때 마다 이곳을 축복해야 합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그 영혼들을 불쌍히 여겨야 합니다.” 이찬수 목사님은 그의 책 <아이덴티티>에서 세상을 죄악시 하여 등지려는 교회를 향해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이 ‘나는 믿음이 있다, 나는 성령 충만하다.’ 라고 말하지만 그 믿음이 행함으로 작동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자꾸 세상과 격리되어 골수분자가 되어버린다.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는 것은 절이다. 교회는 믿음이 깊어질수록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만 가지 은혜는 받은 은혜를 헤아릴 수 없는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자격 없는 내게 구원을 주시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으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거듭난 삶을 살게 하시는 그 무한한 사랑의 은혜를 어떻게 인간이 셈할 수 있는 숫자로 나열할 수 있겠습니까? 아침에 눈을 뜨면서 마음의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만 가지 은혜를 받은 것에 대한 감사의 찬양이 아닐 수 없게 됩니다. 아버님께서 입버릇처럼 부르셨던 그 찬양을 반백년을 살아보니 이제야 깨닫게 됩니다. 비록 내 현실이 작은 골방에 베풀어주시는 고마우신 분들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곳은 곧 다윗이 사울을 피해 블레셋 가드로 피신하여 있을 때 그곳 왕에게 붙잡혔을 당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침을 흘리면서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다 아기스 왕에게 추방당한 후 아둘람의 동굴로 피신하여 하나님을 찬미하였던 곳이며, 또한 바울이 로마 지하 옥중에서 하나님을 향한 찬미를 드리며 하나님과 독대할 수 있는 영혼의 골방이요, 만 가지 은혜를 고백하는 장소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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