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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온통 우리나라의 잼버리 비난 소식이다. 영국팀이 처음 자리를 떠나자 미국, 싱가폴 등 줄줄이 행사장인 새만금을 떠났고 결국 태풍이 와서 모든 참가자를 새만금에서 쫓아냈다. 잼버리 jamboree라는 말이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의 인디언 말에서 왔다는데 전혀 유쾌하거나 즐거운 행사가 되지 못했다. 
 
이번에 제25회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스카우트운동의 창시자인 포우엘 경이 1920년 영국 런던 올림피아에서 제1회를 열었다. 34개국 8,000명의 스카우트가 참가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올림피아홀 부근에서 야영을 한 제1회 국제야영대회를 '제1회 국제잼버리'라고 명명한 것이 효시다. 영국은 1920년 제1회, 1929년 제3회, 1957년 제9회, 2007년 제21회 등 모두 4번의 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스카우트 50주년, 100주년 등의 주요 연도에는 영국에서 대회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잼버리가 열린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1년 제17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설악산 국립공원 일원(고성군)에서 열렸다. <1991년 8월 8일부터 16일까지 8박 9일 동안 ‘세계는 하나(Many Lands, One World)’라는 주제 아래 강원도 고성군 일원에서 개최되었는데, 133개국 1만9081명이 참가, 세계잼버리 역사상 유례없이 많은 나라가 참가한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으며, 특히 동구권에서 12개국이 참가하여 동·서 화합의 무대로, 명실공히 ‘세계가 하나’ 되는 청소년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이 대회를 통해 <국제적 지위를 높였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제고되었으며, 세계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이미지 부각과 동·서 화합과 관계 개선의 길을 터서 평화통일 외교정책에 이바지하고, 관광 한국의 이미지를 확산하고 한국 고유의 문화·전통·풍습 등을 알려 세계 속에 한국을 널리 알렸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는데 이번 대회는 어떤가. 이번 대회에 가장 많은 인원이 온 영국 대원들 4,500명이 "잼버리 못하겠다"며 처음 자리를 떠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어떤 부실이 있는지 주목받기 시작했다. 더위에 대책이 없고, 의료 시설이 미흡하고, 음식은 나쁘고, 바가지요금에 비위생적 환경 등이 줄줄이 드러났다.
잼버리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해외 출장을 갔지만 대부분 놀다가 온 공무원들의 행태도 드러났다. 런던에서 뮤지컬을 보고 버킹엄 궁전을 관람하고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는 이탈리아로 가 밀라노와 베네치아를 둘러보고 중국 상해에서 크루즈 팸투어를 했다고 한다.
이번 잼버리 준비 기간 투입된 예산은 1171억이 넘는다는데 아이들 야영장엔 129억만 들었다. 조직위원회 인건비 등 운영비로만 740억 원을 펑펑 써댔으니, 주객이 한참 전도됐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이 'Draw your Dream! 너의 꿈을 펼쳐라!'였다. 펼쳐진 꿈이라고는 없고, 꿈이 악몽이 된 대회가 됐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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