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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화성 火星으로 간 중국의 우주굴기

hherald 2021.05.17 17:31 조회 수 : 4315

화성에 탐사선을 보낼 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광학 망원경으로 화성을 관측했다. 망원경으로 보이는 상태에 따라 저곳은 평원, 저곳은 화산 등으로 이름을 붙였는데 시도니아 언덕이라 불린 곳이 있다. 1976년 바이킹 우주선이 이 지역을 촬영했는데 화성의 시도니아 언덕 사진에 이집트 스핑크스의 얼굴을 닮은 바위가 찍혀 있었다. 화성에 생명체가 산다, 아니 우주인이 산다고 믿는 음모론자들은 이 얼굴 모양의 바위가 그 증거라고 했다. 얼핏 보면 커다란 사람 얼굴 형상으로 보이는 화성의 바위는 한국에서도 '사이도니아 얼굴'이라고 불리며 화성인의 존재를 대변하듯 한참 유행했다. 그런데 1998년 4월 화성 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같은 지역을 촬영했다. 20년이 넘게 지나 과학 기술의 발달로 고해상도의 사진으로 촬영하니 단순한 바위산이 찍혀 있을 뿐이었다. 1970년대 저해상도의 항공 사진 한 장이 준 착시현상으로 만들어진 화성인은 고해상도 사진이 나타나 날려 버렸다.

 

중국의 첫 화성 무인 탐사선 '톈원 1호'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톈원이 한자로 天問인데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얘기를 다른 한국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와 이름이 같다) 그러나 중국이 사용한 톈원이란 ‘천국에 대한 질문’이다.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굴원의 시에서 따왔다.
톈원 1호가 도착한 곳은 유토피아 평원이다. 앞서 말한 1976년 미국의 바이킹 2호가 착륙했던 곳도 여기다. 많은 양의 얼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3,300㎞의 평원인데 과거 화성의 바다였다. 그래서 이곳에 생물체 흔적이 있지 않을까 늘 기대를 갖게 하는 곳이다. (물이 있어야 생물체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다분히 지구 중심적 사고이긴 하지만) 

 

화성은 태양계의 모든 행성 중 표면 탐사를 가장 많이 한 곳이다. 왜 그랬을까. 테라포밍 Terraforming이라고, 다른 행성의 환경을 지구와 비슷하게 바꾸어 인간이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화성은 물이 있었다거나 하는 점으로 봐서 지구와 비슷하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테라포밍이 가능한 행성으로 화성과 금성을 꼽는데 금성은 난이도가 높아 늘 화성이 최적의 대상이라 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쏘아 올리는 우주선 경쟁에 중국이 '우주굴기'란 슬로건으로 뛰어들어 2019년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내리더니 이번에는 화성에도 무사히 내렸다. 중국은 한발 늦은 우주개척은 인정하되 제대로 된 화성 탐사는 최초를 찍으려는 의지가 보인다. 화성 탐사에는 행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 화성에 내리는 착륙선, 착륙선에서 나와 지상을 다니며 조사하는 로버, 지상탐사차량이 모두 있어야 하는데 중국은 이를 동시에 추진하는 첫 국가가 됐다. 톈원 1호에는 지상탐사차량이 실려있는데 이름이 중국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불의 신 '주룽'이다. 화성 火星, 붉은빛이 나는 '불의 별'에 중국판 '불의 신'을 보냈다. 화성에 내린 지상탐사차량 주룽은 3개월간 지상을 다니며 이곳저곳을 탐사한다. 중국은 <중국 최초의 화성 탐사 로버의 이름을 ‘불의 신’으로 이름 붙이는 것은 중국의 행성 탐사에 불을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좀 힘 들어간 목소리가 들린다.

 

요즘 우주굴기로 '미국 게 섰거라'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중국에는 무슨 무슨 굴기가 참 많다. 한때는 반도체굴기로 한국 잡는다고 열을 냈다. 굴기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는 의미랄까. 전문가들이 주장하기를 지금 기준으로 화성을 테라포밍하는데 기간은 480년, 비용은 3조 9천억 달러가 든다고 한다. 중국은 중국굴기, 대국굴기, 우주굴기 정신으로 으샤으샤 할지 모른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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