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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한인회장 할아버지들 제발 도와주세요!"



만약 지금 한인사회의 현실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면 지금 한글학교의 풀잎같은 눈들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이렇게 말을 할 것이다.
"한인회장 할아버지들 제발 도와주세요!"

왜 지금 한글학교의 어린 동심조차 이렇게 말을 할 것이라고 한 것은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한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왜 힘들어졌다고 한숨일까? 한글학교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려워질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있다. 한글학교와 한인회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한인회의 분규가 길어지면서 한인회에 올매이기 싫은 기업들이 한인회를 외면하면서 한글학교도 한인회와 무슨 관련이 있는것으로 오해해서 한글학교에 대한 지원마저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한인회로 가져와 불거진 소송은 한인사회를 분열시키고, 마음을 떠나 보내고, 정이 삭막한 동네로 만들고, 말 그대로 한인사회를 초토화시켰다. 누가 소송에 이기든 지든 이제 아무도 관심 없는데 소송 당사자들과 주변에 모인 몇몇 인사들은 그곳에 정의를 끌어대고, 진리를 포장했다.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어느날 어떤 법정에서 어떤 판결이 나왔다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며 지지않을 목소리를 높였다. 그건 그들의 얘기요, 이젠 정말 우리랑 아무 상관이 없다. 아니 다시는 상관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관이 나서고, 여러 단체가 나서고, 언론사가 나서고, 뜻있는 인사들이 나서고, 전임 한인회장들이 나서서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려고 모였다. 그래서 도출한 첫 방안이 전임 한인회장들로 구성된 수습위를 만든 것이다. 그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되어 선거 규정을 만들 수 있고, 정관을 초월한 권한을 갖는데 모두 합의했다. 물론 소송의 당사자들도 합의했다. 아니 이날의 합의는 소송 당사자의 문제는 이미 떠난 것이다. 한인사회에 있는 모든 단체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새로운 한인 대표단체를 만드는데 합의한 만큼 소송 따위야 어디에도 끼일 문제가 아니다. 그건 그들의 일이다. 이제는 전임 회장단의 혜안을 기대해야 한다.

이번 일을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은 그들은 사실상 지금 한인사회의 원로들이다. 원로의 의미가 뭔가. 한인회장이라는 과거 벼슬아치를 칭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 경험과 공로가 있는 이들이다. 잘못된 지금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융합을 깨는 잘못된 소수에게 따끔하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다. 그런 원로들이 지금 한인사회의 복마전을 해결할 마지막 희망으로 나선 것이다.

한글학교 학생들에게 조차 피해를 주는 한낱 소송에 무슨 정의가 있는가. 고사리 손으로 모은 돈을 교육기금에 털어넣고 학교 유지 조차 어려운 현실을 만든 장본인들을 단죄하지 못하는 우리의 빈약한 자정능력을 우리 2세에게 그대로 보여줄 것인가.이번에 불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털어내야 이 사회가 화합되고 외부에서도 힘을 보태고 더 살맛나는 한인사회가 될 수 있다.

원로는 원로의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나는 말이 있다. <지금 한인사회를 보면 한인회장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토로한다면 지금 뜻있는 원로로서 나서야 될 시기임을 느꼈다는 뜻이다. 한글학교 손자 손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한인회장 할아버지들 제발 도와주세요!"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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