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지난해 7월 '뉴몰든 코리아타운의 노노케어'라는 제목으로 쓴 단상이다. 마침 6월 23일 노인정이 이사한다는 소식에 축하인사를 겸해서 이 글을 다시 올린다.
<뉴몰든에서는 노인회가 있어 외로운 노인이 그나마 적겠다 생각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며 외로움을 없애는 곳, 런던 코리아타운이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시대, 노노 老老 부양, '노노케어'라고 한다. 지금 한국은 노노케어 시대라고 한다. 노인이 많아진 것, 사회가 고령화되었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 중에 노인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노인 인구가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노인 인구의 비율이 15%가 됐다. 고령 사회가 됐다.
노인으로 치는 고령의 기준은 대체로 15-64세인 생산가능 연령을 벗어나는 것으로 한다. 대체로 65세를 기준으로 한다. 생산의 부담에서 벗어난 시기? 영국도 65세가 되면 무료승차권을 비롯해 혜택이 많아진다. 혜택을 주려면 혜택을 만드는 이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만드는 이가 몇 명이고 받는 이가 몇 명이냐를 따져서 받는 이가 많으면 그 사회가 참 힘들 거란 얘기를 한다. 생산연령인구가 생산 활동을 해서 노인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 혹은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 노인이 많아지고 젊은이가 적으면 먹여 살리기 힘들다는 고령화 사회를 걱정하는 통계가 나온다. 듣는 노인들 마음이 편치 않다.
예의가 살아있는 나라에서 '노인'이란 단어는 그다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그런데 생물학적 노화를 사회적 무용으로 치부하는 사회에서 노인을 자꾸만 뒤로 밀어 '뒷방 늙은이'를 만든 것이다. 나이 들어 신체적 능력이 감퇴하는 건 당연하나 과학적으로 최대 82세까지 정신적으로 성장한다는데 그렇게 보면 영국에서 무료승차권이 나오는 65세가 돼도 정신적으로 다 성장하려면 한참 남았다는 말이다.
신체적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시스템은 사회 인프라의 측면이다. 영국은 NHS 혜택으로 '건강 불평등'은 적다. 그러나 노인은 병상에 누워서야 겨우 돌봄을 받는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뉴몰든 노인회관에서 보듯이 건강이 허락하는 노인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돕는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회, 우정이 참 보기 좋습니다, 라고 편히 볼 문제만은 아니다.
그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우리의 마음을 노인회관에 전달해야겠다. 건강을 돌보는 것 못지않게 그분들의 마음도 돌봐야 한다. 노인회관이란 곳에 정서적으로 소외 시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풍경도 괜찮다, 하는 우리의 안이 安易가 그분들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노인들의 힘으로 만들어 가는 노인회, 그 노인회가 만들어가는 역사가 대단하다. 영국에 사는 한인 노인들의 노익장 老益壯이 노인회에서 그대로 보인다. 축하할 일이다.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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