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정관 1장 3조 '본회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한인회장 선거철이 돌아왔다. 2년 임기니까 2년마다 돌아오는 행사다. 지난 선거에서 3명의 후보가 나왔던 만큼 과열되고 뒷말도 많았지만, 다행히 낙선한 이들이 별문제 삼지 않고 선거 결과를 수긍해 당시 선거는 과정보다 뒷모습이 아름다웠다고 할까. 이번 선거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무사히 진행되고 뒤탈이 없으면 좋겠다.
한인회장 선거는 한인회의 선거 규정대로 치러지며 그 규정은 정관에 있다. 재영한인회 정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선거에 관련된 규정이 정관의 본편만큼 길다. '제6장 부칙'부터 '별도 규정 : 재영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이 정관의 전체 길이에서 보면 엄청 방대한 분량이다. 특히 '비상대책 위원회' 규정도 선거에 관련된 것이라 본편보다 선거 규정이 더 많다고도 할 수 있다.
사람이 모여서 집단 集團이 되면 이를 작동하고 유지하기 위한 규칙과 제도가 필요하다. 이른바 '법 法'이다. 단체나 모임에도 규칙과 제도가 필요하다. 이를 회칙이나 정관이라 한다. 재영한인회에도 정관이 있으니 이는 법처럼 지켜야 할 약속이다.
문제는 재영한인회의 정관이 너무 누더기처럼 덕지덕지 덧붙어 있다는 거다. 최근 정관 개정 일자를 보면 2020년 8월, 2021년 12월, 2022년 12월에 했다. 대부분의 한인은 몰랐지만 현 제35대 한인회에서는 해마다 정관 개정을 했다는 뜻이다. 해마다 정관을 바꿀만큼 정관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일까?
개정된 내용은 모두 선거에 관련된 규정인데 특히 돈에 관련된 부분들이다. 회장 후보자가 내는 선거공탁금을 5,000파운드에서 10,000파운드로 올린 것과 투표할 자격을 한인회비 1회 낸 사람에서 2회 낸 사람으로 하는 등 말하자면 선거와 돈에 관한 규정을 바꾸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선거철에 몰릴 선거 관련 돈(이를 한인들이 한인회비를 낸 것으로 표현한다)을 현 회장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쯤 되면 정관이란 것이 이를 수정한 이들의 이해 도구로 보일 뿐이다.
문제는 지금, 이 정관을 어떤 이들이 모여 어떻게 만들었으며 어떤 절차로 적법하게 통과시켰는지(회의록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한인이 봐도 내용이 상충한 데(정회원의 규정이 중복되고, 선거권자 해석이 다르고.. 등) 이를 총회나 임시총회를 통해 승인했다면, 승인한 이들이 정관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아니, 보기나 했는지 의구심이 갈 정도다.
그런데 이것이 현재의 법이요, 이에 따라 선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관을 만든 이들의 이익을 위해 한인들이 희생해야 하는 것이 지금 재영한인사회의 모순이라고 할까.
한인회 정관 1장 3조는 <본회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영국에 거주하는 한인 상호 간의 친목과 번영을 도모하고 한-영 간의 친선과 문화교류를 증진하며 나아가 모국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했다. 한인회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데 왜 선거철이 오니 그 말이 도대체 믿기지 않는 걸까.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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