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인축제가 이번 주 토요일인 14일 킹스톤 페어필드에서 열린다. 뉴몰든에서 버스를 타면 대부분 킹스톤 종점에서 내리는데 행사가 열리는 페어필드는 버스 종점 바로 뒤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주차가 어려워 곤욕을 치르기보단 대중교통이 원활한 곳에서 한인축제를 갖자는 의견이 모여 오래 전부터 이곳이 한인축제 장소로 붙박이가 되었다.
영국의 한인축제는 광복절을 전후해서 해마다 열리는데 유럽 한인사회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팍팍한 삶에 바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동포 사회의 잔치다. <그날 얼굴 한 번 봐요>하는 인사는 한인축제에서 만나자는 약속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때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영국군 노병들도 이날을 매우 중요히 여기며 참가했고 그들 간에도 <얼굴 한 번 봐요>하는 행사였다고 한다. 올해 그 기분을 되살려 <그날 얼굴 한 번 봐요>하고 인사하며 이번 토요일 그 잔치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어떨까.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 내용이 더 알차져 한인축제는 제법 축제다운 면모를 갖췄는데 올해는 현지인의 참여를 높여 볼거리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주최를 한 재영한인총연합회에 따르면 무대부터 달라졌다고. 가설무대지만 영국인들로 짜여진 무대설치 전문팀이 동원됐다고 한다. 행사 준비부터 현지인의 참여를 꾀했다고 봐줄 대목인데, 영국인들의 재즈 공연도 준비 중이라 본행사에도 현지인의 참여를 늘리고 있다.
올해도 한국에서 공연단이 온다. 대구시립무용단이 태평무, 사물놀이와 해금, 가야금, 대금산조로 볼거리를 마련한다. 광주에서 희극인이 와서 각설이타령을 보여 준다. 한바탕 웃음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태권도와 특공무술 시범이 있다. 일반인은 절대 따라 하면 안되는 수준 높은 무술시범을 선보인다.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끼가 가득한 한인 2세들이 요들송부터 비보이까지 보여준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많은 순서가 5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한인축제는 입장료가 없는 공연치고는 너무 볼거리가 많아서 탈이다.
쓰다 보니 한인축제 홍보전단이 되었는데 사실 한인들이 한인축제 홍보에 열을 올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들이 이 축제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련한 축제에 우리가 참석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웃도 데려와야 한다. 주최 측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인 모두가 축제에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축제의 무대가 보는 이에 따라 비록 보잘것없다 해도 끼가 철철 흘러 넘치는 비보이 같은 우리 청소년들이 그 끼를 발산할 무대가 한인축제밖에는 없다. 그래서 이 축제가 중요하다.
<한인축제에 와서 얼굴 한 번 봐요>라는 인사가 얼마나 좋은가. 아리랑도 목청껏 합창해보고, 운 좋으면 서울행 항공권이나 TV, 카메라도 경품으로 타고, 맛있고 다양한 한식도 맛보고 얼마나 좋은가.
이번 토요일, 14일, 한인축제에 와서 얼굴 한 번 봐요.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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