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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혹시 새해 목표가 '금주'인가

hherald 2016.01.04 20:02 조회 수 : 1316

 


새해 결심은 세우셨는지. 음주, 금연, 다이어트는 새해 목표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했다 깨지고 또 다짐하는 거라서. 어쨌거나 오늘은 술 얘기다.

영국 보건당국이 음주 권고량을 줄였다. <하루에 술을 이 정도만 마셔라>하는 하루 최대 섭취 음주량을 정한 것이 1995년인데 20년 만에 바뀌었다. 영국은 유닛Unit이라는 단위로 정하는데 남녀 공히 2~3유닛으로 권고했다. 기존엔 남성은 3~4, 여성은 2~3유닛으로 남자가 좀 더 마셔도 된다고 했다가 건강! 건강! 요구가 거세져 이렇게 수정됐다. 1유닛은 알코올도수 4.5% 라거 기준 약 284mL다. 흔히 펍에서 맥주 1파인트면 2유닛, 알코올도수 12% 와인 175ml가 2유닛이다.

별 도움을 받은 기억이 없는데도 왠지 우리 건강을 지켜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갖게 하는 국제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1회 알코올 섭취 제한량은 ‘남성 40g, 여성 20g 이내’다. 이 글에서 단위가 유닛, mL, g그램, 잔, cc, 대접 등 다양해서 "도대체 어느 정도 마시라는 거야?" 좀 어려울 수도 있는데 알코올양은 '술의 양(mL)×알코올 도수(%)×0.8(알코올 비중)'로 구한다. 그럼 40g만 마시려면 어떻게 하느냐. 지금 가장 잘나가는 소주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19도다. 한 잔은 약 50mL. 계산하면 50×0.19×0.8 = 7.6g. 5잔을 마시면 알코올양 38g이 된다. 5잔 넘지 말라는 거다. 여성은 반인 2.5잔(알코올 양 19g)을 넘지 말라고. 1유닛이란 단위는 알코올양 10g과 유사하다. 

WHO가 권하니 우리나라는 이를 따라 2013년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을 제정·발표했다. 그래서 남자는 소주 몇 잔, 여자는 막걸리 몇 대접 이내 등 술 종류에 따라 어떤 잔으로 몇 잔이 적정하다고 친절히 소개했다. 그런데 이 가이드라인은 한국인 현실에 맞지 않아 뭇매를 숱하게 맞았다. 사실 WHO가 그러거나 말거나 미국 국립알코올연구소는 미국인들의 체질을 분석해 ‘남성 24g, 여성 12g’이라는 훨씬 낮은 기준을 만들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전문 연구기관에서 우리 현실에 맞는 기준을 제시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 사람이 서양인보다 체구가 작고 술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가 많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WHO의 권고량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치로 볼 때 <술을 더 마시라>는 권고가 됐다는 점이다. 음주 경험이 있는 한국 성인 여성의 53%가 한번에 1~2잔만 마신다. 1년간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성인 여성이 32%나 된다. 결국 한번 음주에 소주 2.5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15%다. 그러니까 <2.5잔의 소주를 마셔라>하면 ;술을 줄이라'는 권고로 들을 여성은 15%에 불과하고 '술을 더 마셔도 된다'고 들을 여성이 85%라는 게다.

술 마시는 양을 조심해야겠지만 누구든 음주습관이 더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그래서 새해도 됐으니 바람직한 음주습관 10계명을 옮겨본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며 폭탄주는 금물 / 빈속에 마시지 않기 / 천천히 마시기 / 술잔 돌리지 않기 / 자신의 주량을 지키며 동료에게 억지로 권하지 않기 / 원치 않을 때 거절 의사표현 확실히 하기 / 매일 마시지 않기 / 움주 운전은 절대 금물 / 술자리는 1차까지만 / 약 복용 시 금주>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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