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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롯데는 영국 한인사회의 반면교사

hherald 2015.08.10 16:53 조회 수 : 1089

 


롯데의 '형제의 난'인가, '부자의 난'인가, '집안의 난'인가를 본 느낌이 어떠신지. 일본말로 말하는 것이 아꾸자의 대화 같다았는 부자간의 대화, 롯데는 한국기업인가, 일본기업인가 하는 문제. 이 기회에 정체를 밝히라고 하는 한국과 일본 양측의 공격. 치부 같은 민낯을 보인 롯데가 어떻게 수습해보려 용을 쓰지만 그게 더 옹색해 오히려 치부를 더 내놓는 형색이다.

롯데를 보니 위안이 된다. 있다고 다 우아하게 사는 게 아니구나라는 확신? 재벌가 형제의 난을 볼 때마다 적당히 없이 살면서 형제 우애 있게 사는 이들이 낫다는 생각. 영국 한인사회도 돈 있는 척하는 인사는 많아도 돈 있는 것만큼 우아하게 사는 이들은 참 드물다. 그래서 진짜 있는지, 있는 척만 하는지 의구심이 가는 때가 많다. 있어도 있는 만큼 삶이 우아하지 않고 오히려 없는 것보다 궁핍해 보이니까 롯데가를 보는 느낌이 들 때도 잦다. 그래서 롯데는 영국 한인사회의 많은 이들에게 타산지석, 아니 반면교사다.

롯데를 보면 이중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이기적으로 사용했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외국 기업도 유치하려 애쓰는 판에 엄연히 있는 기업을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 정체를 밝히라고 왜 롯데를 윽박지를까. 롯데가 겉 다르고 속 다르게 이중국적 악용 사례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창업주는 신격호라는 한국 여권과 시게미츠 타케오라는 일본여권을 갖고 한국에서는 한국인으로 일본에서는 일본인으로 살았다. 제3국에서는 시게미츠 타케오로 살았다. 기분이 좋진 않지만 문제는 없다. 그런데 67년 시게미츠 타케오가 50% 투자를 받고 신격호가 50% 투자를 받아 롯데가 창설된다. 일인이역. 기가 막히는 창업이었다.

롯데 국적의 이중성이 만든 최고의 특혜는 부산 롯데호텔. 1988년 롯데가 부산 서면 부산상고 부지에 롯데호텔을 지으면서 지금 시장가치로 1,000억 이상의 세금을 면제받았다. 일본롯데가 투자하는 거라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해서 면제를 받았다. 1991년 모든 재벌이 종합토지세로 많은 돈을 낼 때 롯데호텔은 일본기업이라 종합토지세 2,900원, 재산세 80원을 냈다. 물론 롯데가 나쁜 것이지 이중국적이 나쁜 것이 아니다.

머리 터지게 싸우는 신격호의 두 아들, 신동주, 신동빈은 이중국적자였으나 1990년대에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비록 한국말이 서툴기는 하지만, 엄연히 국적은 한국인이다. 일본에서는 '조센징 기업'이라 몰리는데 한국에서는 일본기업이라고 배척당할 처지다. 롯데로서는 억울할지 모르나 이중국적에 대한 거부감은 정서의 문제다. 의무는 안 지고 권리만 찾는다는 배척감도 크지만 생김새와 달리 말을 못하는 데서 나오는 거리감도 크게 작용한다. 한국말을 배울 수 있는데 부모가 일부러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은 정체성을 의심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신격호, 신동주 등 오너 일가의 일본어 대화와 일본어 지시서를 본 국민은 그들을 한국인으로 끌어안고 싶은 일말의 동정심마저 버렸다. 그래서 롯데가 우리 한인사회의 반면교사라는 것이다. 영어 빨리 익히게 한다고 집에서 자녀랑 영어만 쓰는 가정 혹시 없는지. 한국어라는 한 개의 언어를 더 구사할 줄 아는 인재로 자랄 소중한 기회를 박탈하는 어리석은 부모가 되고 있지 않은지.

신격호 회장의 숙원이라는 롯데월드타워가 한창 올라가고 있다. 롯데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롯데월드타워 70층에 가로 36m, 세로 24m의 초대형 태극기를 부착한다. 지상으로부터 304m,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걸리는 태극기가 된다. 이래서 롯데는 우리의 반면교사. 한때 반짝 보여주는 전시성 행정으로는 결코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옛 가르침도 떠올리게 한다.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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