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인들의 송년 잔치가 열린다고 해 이것이 얼마 만인지 그리고 언제 제대로 된 송년 잔치가 있었던지 한인헤럴드의 기록을 살펴보니 2009년 12월 8일 자 단상 <한인회 송년 잔치가 다시 살아났어요>가 있었다. 한인헤럴드 기준으로 기록이 누락됐는지는 몰라도 송년 잔치라고 할 행사는 서병일 회장 당시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그 이후 어떤 식으로든 행사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헤럴드의 기록 상에는)
당시 행사 모습은 이렇게 묘사됐다. <"닐리리 닐리리야 통일무지개 / 백두에서 한라까지 수를 놓았네 / 닐리리 닐리리야 통일무지개 / 백두에서 한라까지 다리 놓았네 / 닐리리가 닐리리 통일무지개 / 백두에서 한라까지 댕기늘렸네" 영국에서 듣게 된 북한 가요 <통일 무지개>. 이 노래가 흥겹게 울린 곳은 재영 한인들의 송년 잔치가 열리는 곳. 실로 한인들을 위한 '화합의 장'이라는 의미에는 딱 맞는 모습이었고 한민족을 아우르는 열린 공간을 만들자는 따뜻한 속뜻이 엿보였다. 2009년 12월 5일 저녁, 톨월스 레크레이션 센터에 약 3백여 명의 한인들이 모였다. 한 해만 건너뛰어도 몇 년이 지난 느낌이 오는 연례행사이기에 연말 송년 잔치가 참으로 오랜만에 열린다는 추억에 젖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예년과 달리 바뀐 장소가 찾기 어렵다는 점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넓은 홀을 꽉 채운 한인들을 보면 우리가 참으로 이런 잔치를 기다렸다는 것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다.>
2009년 송년 잔치도 실로 오랜만에 열렸던 모양이다. 다른 동포지 유로저널의 당시 기사를 보자. <다사다난했던 2009년을 보내고,2010년 새해를 맞이하는 송년 잔치가 흥겹게 진행되었다. 오랫만에 만난 한인 동포들끼리 반가운 악수를 나누면서 안부를 묻고 새해 인사를 나누는 정다운 모습이 실로 4년 만에 재현되어 한인회가 한인들의 친목과 화합을 위해 노력의 장을 열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니까 '전체 한인이 공감하는 화합의 모임으로 진행된' 송년 잔치는 2005년에 있었고 그 뒤로 뚝. 모두가 잘 알다시피 회장 선거 소송으로 점철된 시간으로 몇 해의 공백, 2009년 한인회가 4년 만에 송년 잔치를 열었는데 그 뒤로 전체 한인이 모이는 행사는 다시 뚝. 올해 열리면 이는 실로 5년 만이다.
이번에 열리는 송년 잔치는 과거와 달리 <주최와 주관이 없이 일부 재영한인들의 뜻과 함께 일부 한인 단체들이 한인 사회를 사랑하는 깊은 마음에서 준비했>다고 한다. 마치 다루고 싶지 않은 단어인양 <한인회와는 전혀 무관한 순수한 행사>라고 한다. 지금 재영 한인사회에서 차지하는 한인회의 위상을 짐작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번 행사가 더 뜻깊게 느껴지는 것은 <재영 한인 뜻있는 분들의 성의를 모아 강남,강북 두 학교에 비록 작은 액수이지만 동포 2세 교육을 위해 장학금 전달식도 가질 예정>이라고 한 부분이다. 그래서 행사명도 <재영 한인 송년 잔치 및 한인학교 장학금 전달식>이라고 했다. 그래 영국의 한인 사회는 원래 이런 모습이었다. 이렇게 살 수 있는 우리 재영 한인사회가 과연 언제부터, 무슨 연유에서, 과연 누구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지...아, 아예 말을 말자.
12월 6일 저녁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뉴몰든 몰든 센타에서 열리는 송년 잔치는 18세 이상의 성인 누구나 갈 수 있다. 이날은 푸짐한 한식 뷔페로 저녁 식사를 하고 반가운 얼굴을 만나고 여흥을 즐기는 진정한 송년 잔치가 되겠다. 한인들은 누구나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이 행사를 마련한 이들에게 힘을 주는 것이다. 이날 저녁 약속은 아예 여기서 해도 되겠다.
이번 주는 "그럼 송년 잔치에서 봐요"라는 인사가 많았으면 한다. 아, 얼마 만인가, 영국 한인들의 송년 잔치
헤럴드 김 종백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442 | 5년 전 메르스 괴담과 지금 코로나 괴담 | hherald | 2020.02.24 |
441 | 손님 없어 편하겠다? 단장취의 斷章取義 | hherald | 2020.02.17 |
440 | 신종코로나와 마스크 문화 | hherald | 2020.02.10 |
439 | 피해자와 싸우지 말고 전염병과 싸우자 | hherald | 2020.02.03 |
438 | 오버투어리즘 Overtourism | hherald | 2020.01.27 |
437 | 혈통과 콧수염이 아니라 망언이 문제 | hherald | 2020.01.20 |
436 | "그녀가 그를 떠나자, 그가 그녀를 죽였다" | hherald | 2020.01.13 |
435 | 전광훈 한기총 회장의 가짜뉴스 | hherald | 2020.01.06 |
434 | 파랑이든 하양이든 - 2020년 새해의 색色 | hherald | 2019.12.16 |
433 | 악수 거부, 그 진한 적대감의 표현 | hherald | 2019.12.09 |
432 | 중국 보음제 '아교', 당나귀만 죽어 자빠진다 | hherald | 2019.12.02 |
431 | 뉴몰든 Kimjang Festival과 영국 한인사회의 김치 | hherald | 2019.11.25 |
430 | 노트르담 대성당 첨탑에 걸린 진보와 보수 | hherald | 2019.11.18 |
429 | 술 광고 규제? 모두 사람이 문제다. | hherald | 2019.11.11 |
428 | 메이지 明治 시대로 돌아가고픈 일본 우익의 위험한 꿈 | hherald | 2019.11.04 |
427 | "어르신들 제발 유튜브 좀 ..." | hherald | 2019.10.28 |
426 | 한글학교가 꼭 필요할까요? | hherald | 2019.10.21 |
425 | 우크라이나 셰브첸코 대학의 김소월 흉상 | hherald | 2019.10.14 |
424 | 로마 유명 식당들의 바가지요금 | hherald | 2019.10.07 |
423 | 어린이용 햄버거의 플라스틱 장난감 | hherald | 2019.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