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2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3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4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누구나 아는 노래, 애국가다. 누구나 불러봤을 노래, 애국가다. 자라면서 늘 부르고 들어온 노래다. 한국에 있을 때도 불렀고 이국 생활을 하면서도 모임에서 곧잘 불렀다.
그런데 누구나 자신 있게 불렀다고 할 수 있을까. 특히 후렴구의 <대한사람 대한으로>의 '대한사람' 부분, 그 힘든 고음에 고함을 지르거나 아예 자신이 없어 입만 벙긋하지는 않았는지. 낮춰 부르면 제대로 부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적은 없는지.
그 불편함을 없애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 음역에 맞는 애국가를 제작·보급했는데 이게 문제가 됐다. 기존의 애국가가 음이 높아 따라 부르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학생들이 노래하기에 편안한 음역(3도 낮은 조성)으로 편곡하여 음원을 새로 제작했는데 이를 곱게 보지 않는 이들의 '애국가 낮춰 부르기 음모론'이 나온 것이다. 음모론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좌파 교육감이기 때문에 <서울시 교육감에 의한 애국가 낮춰 부르기 시행령은 전교조에서 애국가를 기피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음모론의 불을 지핀 대표적 인물은 김필주 전 부산 시립교향악단 악장이다. 그는 <경기 교육감의 9시 등교 건과 함께 하루 사이에 시중에 발표된 애국가 3도 낮추기는 전교조에서 애국가를 기피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며 <3도 아래는 노래가 단조에 기운이 느껴지는 아주 우울하고 어두운 맥 빠진 애국가로 변해 버>린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운동권 노래보다 하위에 두려는 무서운 전략>이며 <태극기를 조기 형태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음모>라고 했다.
생각하는 방법이 원... 무슨 큰일이라고 음모론인가.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을 간단하다. <안익태의 애국가는 본래 가(A)장조다. 가장조 애국가의 최고음은 높은 미(E)다. 높은 미만 돼도 따라 부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성대가 채 발달하지 않았고, 중고교생들은 대개 변성기여서 더욱 그렇다. 애국가를 장3도 낮춰 바(F)장조로 하면 최고음은 높은 도(C)가 된다. 높은 도는 웬만하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애국가 낮춰 부르기가 조희연 현 교육감이 아니라 문용린 전 교육감 시절에 추진된 것이다. 좌파의 음모론은 근거가 없다. 애국가의 음역대가 높다고 1980년, 1991년, 2011년에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오래된 문제에 무슨 새삼스럽게 음모까지...
낮춰 부르든, 높여 부르든 마음가짐 문제 아닐까. 음역을 높이고 낮추는 데 따라 애국심이 달라질까.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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