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에서 금괴를 파는데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1분기에 1억 달러 넘게 팔렸다고 한다. 여기서 팔리는 금괴는 골드바 형태의 모양인데 1온스짜리(약 28.3g)다. 한국에서 주로 통용되는 금괴의 단위는 1돈 3.75g, 1냥 37.5g이니 비교할 수 있겠다. 1온스짜리 골드바 상품이 약 270만 원인데 JP모건에서 내년 금 가격이 온스당 2,300달러, 약 300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니 너도나도 사겠다고 모이는 게 당연하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온스당 1,100~1,300달러 수준이었다. 그런데 돈 있다고 무작정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코스트코는 회원 1명당 금괴 2개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해 투자를 하기엔 좀 어렵다.
금괴는 주로 세로 단면이 납작한 직사각형 판형 모양과 사다리꼴 벽돌 모양이 있다. 런던의 영란은행은 지반이 튼튼하지 않아 무게가 분산되는 사다리꼴 모양의 금괴를 보관한다. 반면에 맨하탄의 튼튼한 바위 위에 세운 뉴욕 은행은 아무리 무거워도 괜찮으니 좁은 공간에 많이 쌓아 올릴 수 있는 직각형태로 만들어 보관한다.
전 세계에 금이 약 17만 톤 정도 있는데 미국이 8,000톤으로 가장 많다.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은 104.4톤인데 이는 모두 영국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한국, 미국 등지에 분산 보관하다가 1990년 이후 영란은행으로 모두 이전했다. 런던이 세계 금 시장의 중심이며 거래, 환전, 대여 등이 원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실물을 보지는 못했는데 11~13kg 무게의 금괴 8,380개가 있다는데 아마도 모두 사다리꼴 벽돌 모양일 것이다.
올해 5월 한국은행은 영란은행에 보관 중인 금괴가 잘 있는지 실사를 했다. 다 점검하려면 너무 많으니 200개의 금괴를 사전에 지정하고 5개는 당일 임의로 지정해 모두 205개의 금괴에 기록된 정보, 손상 여부, 무게 등을 확인해 모두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여유가 없어 금 보유량이 적은 게 아니라 외환보유액 중 금의 비중을 늘리는 데 신중하기 때문이다.
금 金, 많으면 좋은데 과욕을 경계하는 표징으로 많이 쓰인다. '기쁠 흠'(鑫) 이라는 글자는 金자가 세 개 들어간다. 모양이 딱 금괴가 3개 쌓여있는 형상이다. 골드바 3개가 있으면 기쁠까? 그런데 코스트코 금괴도 3개를 못산다.
금 金이 얼마나 있으면 기쁠까? 우리 집에는 李 씨 한 사람을 모시고 金 씨 세 사람이 산다. '기쁠 흠'(鑫)과 똑같다. 이런, 개그 수준하고는... 말해놓고도 낯 뜨겁다.
행복한 성탄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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