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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월드컵 승부 족집게 점쟁이 문어

hherald 2010.07.17 19:45 조회 수 : 2421

독일의 어느 해양생물박물관에 사는 '파울'이라는 이름의 문어가 남아공월드컵 승패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가 됐다. 파울은 독일이 치른 7경기의 승패 결과를 모두 적중하는 놀라운 신통력을 발휘했다. 그래서 예측 결과가 매번 틀리는 축구황제 펠레는 '문어보다 못하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문어의 족집게 예언은 월드컵 기간 내내 유명세를 탔다. 파울을 통해 승부를 점치는 방법은 이렇다. 문어가 사는 수족관에 경기할 두 나라의 국기가 그려진 상자를 넣는다. 상자 안에는 홍합을 넣고 파울이 어느 상자의 홍합을 먹는지에 따라서 그 나라의 승리를 점치는 것이다. 문어는 독일이 치른 7경기의 승패 결과를 모두 맞췄는데 예선에서 세르비아에, 준결승에서 스페인에 진다는 2번의 패전까지 예상한 것이다.

 

독일이 이긴다는 점괘를 내면 좋아하던 독일인들이 막상 4강에서 독일이 진다고 예상하니까 "문어를 상어의 먹이로 주라"면서 흥분했다. 결국 독일은 파울의 예상대로 이 경기에서 졌다. 그리고 3.4위전에서 독일이 이길 거라는 점괘를 내놓자 다시 문어를 좋아하게 됐는데 이번에는 질 것이 점쳐진 우루과이에서 "우루과이식 문어 샐러드를 해먹자"고 파울을 위협했다. 파울이 우승국으로 예상한 스페인은 총리가 나서서 "파울을 스페인으로 데려와야 한다"며 문어 신변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스페인의 한 사업가는 3만 유로에 문어를 사고 싶다고 했다. 인기가 올라 몸값이 어마어마하게 뛰었다.

 

동물을 영험한 존재로 생각해 점쟁이 문어처럼 동물로 점을 보는 것은 세계 도처에 많다. 고대 중국 은나라에는 거북의 등껍질에 주문을 새겨 불에 태우고 쪼개지는 방향에 따라 운을 판단하는 점술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도 어린 흰 수탉을 이용해 점을 봤다. 땅에 원을 그리고 원 둘레에 글자를 써 글자마다 곡식을 한 알씩 뿌려 놓는다. 닭이 곡식을 먹는 순서에 따라 그 글자를 조합해 말의 의미를 분석하고 운명을 점친 것이다. 우리나라도 새가 뽑는 쪽지에 적힌 글로 운세를 보는 새점이 있다.

이번 월드컵에 화제가 된 점쟁이 파울은 문어다. 문어는 미로를 통과하고 병을 열 수 있을 정도로 무척추동물의 세계에서는 천재급이다. 상자의 문을 열고 홍합을 먹을 정도의 지능은 되니까 점쟁이로 활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독일에서 남아공 월드컵의 점쟁이로 활용한 동물은 문어 파울만이 아니다. 무척추동물보다 절대 못하지 않을 하마 '페티'나 원숭이 '안톤'도 점쟁이로 썼다. 그런데 예선에서부터 점괘가 틀리게 나오자 이 동물들은 슬그머니 치워버리고 파울만 유독 부각시켰다. 용케도 문어는 계속 승부를 맞췄다. 스페인의 우승까지.

 

32개국이 본선에 참가해서 한 나라가 우승하는 것이 월드컵이다. 우승국 한 나라는 점쟁이가 예상하지 않아도 반드시 나오도록 과학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예상을 많이 하면 과학적 예정에 맞는 경우도 나온다는 것뿐 문어의 운에 신기함으로 그쳐야지 신통력이라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 않을까.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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