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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40대 기수론’과 ‘40대 야성 회복’

hherald 2010.07.17 19:36 조회 수 : 1799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40대 주자들이 대거 당선돼 40년 만에 '40대 기수론'이라는 말이 새롭게 대두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자 모두가 40대의 나이로 소위 386그룹이다. 한나라당의 아성에서 당선된 것도 파란이지만 뚜렷한 차세대 리더가 부족하다는 것이 늘 약점으로 꼽힌 민주당으로서는 이 약점마저 보완하는 큰 수확을 거뒀다. 이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섰다.

 

'40대 기수론'은 1970년 처음 나왔다. 당시 제1야당이던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김영삼(43) 김대중(46) 이철승(48)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신민당의 나이 든 정치인들은  ‘40대 기수론’을 비웃었다. 그러나 김대중 후보가 승리했다. 김대중 후보는 ‘40대 기수론’의 탄력을 받아 대선 혁명의 직전까지 갔다. 다 아는 얘기지만 제대로 된 선거였다면 신민당이 집권했을 것이고 한국은 그때 ‘40대 기수' 대통령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최초 한국의 ‘40대 기수론’은 부정선거에 꺾였다.

 

일반적으로 연패한 정치세력은 세대교체나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새로운 지지를 호소하면서 위기를 이겨낸다. 새로운 얼굴을 키워내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집권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대선에서 잇달아 패한 미국의 민주당은 1992년 46세의 빌 클린턴을 내세워 이겼다. 클린턴 이후 민주당은 다시 대선에서 연패하자 2008년에 47세의 버락 오바마를 내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영국에도 지난 총선의 최대 승자인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와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는 모두 40대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연패한 보수당의 개혁을 내걸고 2005년 당수 경선에 뛰어들었고 지난 총선에서 보수당의 집권을 쟁취했다. 노동당 집권 13년 시대를 연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역시 만 44세에 총리가 된  ‘40대 기수’였다.

 

그렇다고 마냥 새 인물을 들이고 새 정당만 만든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60년대에 민주당이나 신민당이 있었고, 윤보선 후보가 있었지만 박정희를 넘어설 대안적 비전이 없었기 때문에 힘들었다. 그러나 1970년 '40대 기수론'이 박정희의 철옹성을 위협한 것은 박정희를 대체하는 정치적 리더쉽의 ‘희망’이 보였고 그 희망을 향해 대중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정치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럼 이번에 우리는 40대 기수들을 보면서 정치적 리더쉽의 ‘희망’을 보았던 것일까. 그보다 주목할 것은 '40대 기수론'에 힘을 실어준 것은 무엇보다 투표를 한 한국 40대의 야성 회복이 아닐까.

생활인으로서의 경제적 민감성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했던 표심이 지난 2년간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오만 때문에 다시 변한 40대의 각성. 한나라당의 압승 시 발생할 수 있는 오만을 견제하는 40대의 야성 회복. 그것이 정치적 리더쉽의 '희망'을 너머 우리 정치의 '희망'을 만든 것이 아닐까.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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