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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천박한 말

hherald 2011.06.27 17:05 조회 수 : 10819




영국의 한인사회에 살면서 한인들의 도움으로 먹고사는 사람 중에 지독히도 한국인을 폄하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자기에게 이익을 주는 한국인에게는 굽실거린다. 이 사람이 타인을 보는 이분법은 <내게 돈이 되는 한국분>과 <그 외의 천박한 한국인>이다. 이 사람은 한국인을 패배주의와 열등감에 젖은 민족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며 그렇게 믿고 있다. 그리고 특히 한국인은 천박하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이 사람이 아는 지 모르는 지 천박하다는 말은 오히려 이 사람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 간다. 자신의 삶의 행태와 왜곡된 사고가 더 천박한데도 제 눈의 들보를 못 보고 함부로 천박하다는 말을 쓰다 보니 천박함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 사람은 자기 말의 천박함으로 인해 그 사람이 천박하다고 한 대상은 결코 천박해지지 않았다. 

물론 앞서 말한 이런 필부의 천박한 말이야 무시하면 되니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책임있는 자리에 앉은 이의 천박한 말은 문제가 크다. 대통령부터 도지사, 한나라당 대표와 소속 의원들까지 이어지는 천박한 말의 행진을 보면 이들의 천박한 말의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지고 어느 시사평론가의 표현처럼 더 천박해질지 걱정이 된다.

윤언여한(綸言如汗)이라는 말이 있다. 임금이 한 말은 흘린 땀과 같다는 뜻이다. 즉, 군주의 말은 몸밖으로 새나온 땀방울과 같아 한번 새나오면 몸 안으로 다시 숨겨줄 재주가 없듯이 군주는 말을 함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는 뜻이다. 군주에게만 한 말일까. 군주는 물론 회사의 대표나 가정의 가장까지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가장 최근에 터진 찬박한 말의 결정판은 김문수 경기지사의 <춘향전은 변 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천박한 말은 한나라당이라는 한집안의 전력을 보면 그곳에서 충분히 자랄 토양분을 공급받고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거슬러 올라가면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와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의 <17대 국회의원들은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이다. 골프도 못 치지 성매매금지법으로 거기도 못가지 않느냐>가 있었고,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중증뇌성마비 장애아동 요상시설을 방문한 후<요즘에는 룸에서도 자연산(?)을 찾는데>라며 성형을 하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한 전력이 있다. 물론, 대통령도 한몫했다. <마사지걸은 못생긴 여자 골라라>라고 이명박 대통령이 친절하게 알려준 바 있다. 부적절한 성적 표현은 한나라당이 단골이다. 문제가 터지면 한결같이 농담이었다고 한다. 평소 이런 수준의 말을 하는 천박함을 갖고 있으니 줄줄이 터져 나왔겠다고 쉽게 짐작하지만 백 번 양보해 농담이었다고 해도 이런류의 농담을 하는 것은 천박한 이들이 하는 짓이다. 

<춘향전은 변 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이야기>라고 알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인문학 소양은 낙제다. 춘향전을 그렇게 알고 있으면 무식한 거다. 앞서 말한 한국을 무조건 폄하하는 그 인사 수준이다. 그런데 단순히 무식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인품도 없다. 그래서 천박하다. 천박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천박하다는 말의 적절한 사용처를 꼭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마침 김문수 경기지사가 반면교사로 나왔기에 그에게 한 수 알려주련다.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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