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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다시 쓰는 光復 단상

hherald 2019.08.12 15:20 조회 수 : 889

 

 

이 글은 4년 전 광복절을 앞두고 쓴 단상을 다시 고쳐 쓴 것이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 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광복을 염원하는 간곡한 절규이며 간절한 염원을 담은 심훈의 그 날이 오면. <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이라 했으나 그는 광복을 보지 못했다. 어디 심훈 한 분뿐이랴. 

 

주권도 없는 식민지는 광복이 와도 승전국이 되지 못했고 이런 절규로 저항했던 우리 선조들의 노력은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 광복이 마치 우리가 쟁취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시한 연합국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치부됐다. 그렇게 된 데는 광복을 원치 않은 세력들, 어쩔 수 없이 광복이 되자 친일파에서 친미파로 재빨리 갈아탄 이들의 독립운동에 대한 폄훼도 큰 몫을 했다.

 

북한의 국경일과 기념일은 남한과 다르다. 그런데 8월 15일 광복절만은 남북한이 함께 하는 유일한 기념일이자 국경일이자 공휴일이다. 일본은 종전기념일, 공식적인 명칭은 <전몰자를 추도하여 평화를 기원하는 날>. 미국은 시차로 하루 전 8월 14일이 V-J Day(Victory over Japan Day).

 

광복절은 1949년에 제1회 독립기념일로 시작됐다. 그해에 명칭이 광복절로 바뀌고 다음 해 1950년에 바로 제2회 광복절이 됐다. 그런데 1951년에 제6회 광복절이 된다. 이때부터 광복절의 기원이 1945년 8월 15일로 바뀐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서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빠져 건국절 어쩌고 한 적이 있다. 그리되면 건국 4천3백 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가 건국 60년 정도의 신생국가가 된다. 
아직도 간혹 건국절로 하는 것이 맞는다는 이들이 있다면 대체로 일본 제국주의 시절을 건국 이전으로 돌려 자신이나 자기 선조와 관련된 친일의 죄과를 숨기거나 역사에서 없애 흔적을 지우고 싶은 매국의 후예들일 가능성이 높다. 

 

서방의 Victory Day는 전승일을 말한다. 대표적인 서방의 전승일은 Victory in Europe Day(대독전승일)와, Victory over Japan Day(대일전승일)가 있다. 우리의 광복절도 분명 Victory Day다. 누군가가 우리 민족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평화세력의 일원이었던 만큼 우리도 광복절을 '승리의 날'로 부르자고 한 적이 있다.

 

승리의 날이든 광복이든 우리도 그 승리의 한 주역이었는데 승리를 가져온 우리 선조의 노력이 광복 74년이 되도록 아직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올해도 아쉽고 쓰린 미완의 光復 단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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