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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출생에 얽힌 확률 이야기

hherald 2011.02.07 18:39 조회 수 : 5903

 


영국 사우스 웨일스에서 3남매가 모두 같은 날에 태어났다고 한다. 희귀한 출생이 있으면 흔히 확률이 나오는데 이 경우 확률상으로 13만 3,000분의 1이다. 아버지와 생일이 같은 경우 아버지 생신에 묻혀 아이는 늘 생일상 받기가 어려운데 웨일스의 3남매 부모는 한번에 생일잔치를 치를 수 있어 참 편리하겠다.

 

 

아이의 출생을 얘기하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는데 S전자의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한국으로 돌아간 동문 후배는 늦은 나이에 이란성 쌍둥이를 얻었다. 그 부부는 자식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기왕 주실 거면 아들딸 쌍둥이를 달라고 기도했다. 간절한 기도에 조금 어울리지 않는 과분한 욕심을 부렸지만 뜻을 이뤘다. 신심이 깊고 심성이 착해 저런 기도가 이뤄졌구나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인공수정이 실시된 70년대 이후에 쌍둥이의 출생 확률이 높아진 것도 그 후배 부부가 기도 중에 욕심을 부릴 호기를 준 거라 생각한다. 그 후배 부부가 이 말을 들으면 펄쩍 뛰겠지만.

 

 

자연상태에서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보통 1% 정도. 이란성 쌍둥이는 나이지리아에서는 25분의 1, 유럽에서는 88분의 1이지만 동양에서는 400분의 1로 매우 드물다.

 

 

희귀한 출생 확률로 얘기하자면 빠질 수 없는 쌍둥이는 영국 버밍엄에 사는 ‘흑백 쌍둥이’ 자매 마샤와 빅스다. 푸른 눈에 금발, 흰색 피부를 가진 마샤와 검은 머리, 구릿빛 피부의 빅스는 2007년 1분 간격으로 태어났다. 백인인 어머니와 자메이카 출신인 아버지의 유전자를 각각 물려받았는데, 흑인-백인 부모 사이에서 이 같은 흑백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백만 분의 1에 불과하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일란성 네쌍둥이는 더 희귀한 경우다. 아무리 시험관 수정을 통해 임신이 될 경우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이처럼 일란성 쌍둥이 형제와 쌍둥이 자매가 한 배아에서 수정돼 분리, 출생할 확률은 7천만분의 1. 전문가들은 달리 비유하면 파 5 골프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거나 천둥 번개에 3번 맞을 확률에 가깝다며 거의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더 불가능한 일은 쌍둥이가 100세까지 함께 살 확률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는 얼마 전 함께 100세 생일을 맞은 쌍둥이 자매가 있다. 미국 대공황 시절에도 잘 먹었다며 무엇보다 잘 먹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쌍둥이 자매처럼 쌍둥이가 100세까지 함께 살 확률은 7억분의 1이다. 그런데 이 자매가 기네스북에 등재를 추진했더니 영국에 이 자매보다 나이가 많은 쌍둥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단다. 7억분의 1이라는 확률도 또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식이 경사요, 축복이면 쌍둥이는 겹경사일 텐데 쌍둥이 자녀를 둔 부부의 이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허탈한 확률도 있다. 영국 버밍엄 대학에서 조사했는데 이혼할 확률이 17%나 높은 것은 쌍둥이를 키우는 양육비 부담이 많아 이혼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이런 확률은 단지 확률로 그치도록 쌍둥이 자녀를 둔 가정에 출산 보조금 같은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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