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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지금 한인회 이사회에서 2008년을 '한인회 유고의 해'로 규정했다고 한다. 서병일 현 한인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8년은 2007년 회장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 간 소송으로 사실상 한인회가 마비상태였다. 부정선거 시비를 둘러싸고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였고 이 기간 볼모가 된 것은 한인회였다. 당시 선거관리위원들까지 가세한 법적 공방은 일반 한인들에게 후보자 간 소송이라고 했으나 사실은 원고나 피고 모두 한인회를 볼모로 잡고 있었다. 지금 그때 그 사람들을 붙들고 물어보면 자기는 한인회를 끌어들이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때 그 사람들의 싸움에 시쳇말로 아작이 난 것은 당사자들이 아니라 억울한 한인회다.

 

 

그때 그 사람들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아니 계속됐었다. 서병일 현 한인회장이 역임한 2009년과 2010년에도 여전히 한인회를 볼모로 잡고 잘잘못을 따지고 있었다. 한인회 관계자가 되면 한인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보다 지금 한인회가 어떤 소송에 휘말려 있는지를 더 많이 고민해야했다. 그 와중에 지금 한인회는 대단히 많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역량을 발휘했지만 한편으로 그때 그 사람들은 여전히 한인회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정말 그때 그 사람들의 주장처럼 그들이 한인회를 볼모로 하지 않고, 한인회의 발목을 잡지 않고 그들 개인 간의 소송과 싸움을 했다면 그 싸움은 벌써 끝날 수 있었고 무고한 한인회는 상처투성이로 영국법정에서 농락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인회를 자신의 소유물로 착각하고 사는 이들이 한인회를 수시로 영국법정에 끌고 갔다. 영국법정의 판단을 신앙처럼 떠받들고 자기 편한 데로 해석했다. 그때 그 사람들이 장외에서 싸웠으면 한인회는 2007년 선거의 후유증을 씻어내고 건강하게 재도약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그 사람들은 한인회의 발목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장내에서 싸우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마치 그때 그 사람들 싸움의 연장전을 보는듯하다. 아예 한인회라는 장내에 들어와서 싸우겠다는 기세다. 그 싸움의 당사자 말고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 없는 이 지루한 사적 공방을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찾고, 한인회의 위상을 세운다'는 등의 거창한 명분을 걸고 있다. 한인회를 수시로 영국법정에 끌고 가서 농락했던 당사자들이 누구보다 한인회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한인들은 그 모습이 무섭고 불편하다. 그래서 한인회를 모른 척 하는 것이 아예 편하다. 그때 그 사람들은 한인들의 무관심도 괜찮다. 어차피 한인회란 자기들만의 소유물로 알고 있으니까.

 

 

그때 그 사람들의 그때 그 분위기에 빠져서는 안될 이들이 선거관리위원회와 한인회 집행부다. 이번 선거법 개정이 어떤 후보에게 유리한 게리맨더링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의 확고한 자세가 절실하다. 특히 일시적인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을 한인회가 정한만큼 선거에서 중립적 위치에 있어야 하고 신중해야 하는 것이 한인회 집행부다.

 

 

지금 잘하고 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재영한인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지한 내용 중 <참고로 2007년 회장선거에 당시 한인회 집행부와 선관위가 선거 직전일까지 회비를 받고 선거권을 부여하는 혼란이 있었음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것이 있는데 당시 2007년 한인회 집행부에 해당하는 사람이 이번 선거에 후보로 출마했다는 것을 고려, 좀 신중해야 했다는 점이다.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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