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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4만 명의 선거관리위원

hherald 2010.09.13 16:29 조회 수 : 2092

2011년과 2012년 2년간 재영한인회를 이끌 한인회장 선거가 다가왔다. 재영한인총연합회는 그동안 여러 사람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선거관리위원을 지난주 공표했다. 3년 전 재영한인회장선거의 후유증이 아직도 계속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하면 일시적인 기구지만 선거관리위원의 역할과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했다. 영국인 변호사와 법정에 비싼 돈을 줘가며 선거관리워원이 제대로 해야 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배웠다.

 

 

이번 선거는 한인회 안팎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인물을 뽑는 중요한 선거다. 굵직한 일거리를 보면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이 있다. 사업하는 한인들에게는 호기다. 당장 내년이면 한국에서 여러 단체와 선수단이 영국으로 전지훈련을 올 것이다. 한인사회의 썰렁한 경기에 모처럼 훈풍이 불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비단 한인사회의 욕심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우리 모두의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한국과 현지사회의 가교가 되어 잡음 없이 효율적으로 이런 일을 해낼 능력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또 2012년에는 처음으로 재외국민선거가 있다. 어찌 보면 동네선거 수준의 한인회장 선거를 하고도 이렇게 사분오열되는데, 시행착오가 예상되는 이런 재외국민선거를 거치면 또 어떤 파열음이 생길까 걱정된다. 단순히 후보 인물의 호불호를 넘어 정치적 요소가 강한 재외국민선거로 인해 한인사회가 또 다시 분열되는 병치레가 오지 않도록 투명한 중립의 위치에서 참여를 독려하는 한인회가 되도록 할 인물이 필요하다.

 

 

새로운 한인회장이 맡을 문제는 안에도 쌓여 있다. 한인사회의 화합과 친목이 중요한 마당에 영국 법정이나 들락거려야 하는 지금의 어이없는 상황을 매듭지어야 한다. 대사관이 나서서 한인사회의 일을 중재하는 어색한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재영한인회는 가만히 두면 혼자 설 수 없는 무기력한 단체라는 인식도 지워야 하며, 몇 사람 만으로 운영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한인들의 무관심도 깨우쳐야 한다. 회비가 걷히지 않아 돈이 없어 무슨 일을 하지 못한다는 만성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날 묘책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나올 한인회장을 할 일이 많고 그 일을 해낼 능력이 많이 요구된다. 이런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것으로 이미 검증된 인물이 다시 나온다면 단언컨데 또 시끄러운 2년이 기다릴뿐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선거가 곧 있다. 선거가 끝나고 "왜 저런 사람을 뽑았냐"거나 한참 일하는 한인회를 향해 "왜 저렇게밖에 못하냐"라고 하기 이전에 많은 한인이 먼저 관심을 갖고 스스로 이번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이 선거를 감시한다면 4만 재영한인은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해 모든 선거를 감시하는 입장이 돼야 한다. 3년 전 선거관리위원들은 한인의 감시를 받지 않아 한인의 눈길이 두렵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열병을 우리는 아직도 앓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모든 것을 치유하고 봉합할 수 없다해도 이번부터 준비하는 계기는 마련해야 한다.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해도 먼저 관심을 주고 비난을 해야 한다.

 

 

선임된 선관위원의 면면을 보면 이것이 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진짜 기우가 되려면 4만 재영한인이 관심을 보여야 쓸데없는 걱정으로 끝난다. 선관위원이 4만 명이 되면 진짜 모든 것이 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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