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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한상 韓商과 화상 華商

hherald 2023.07.24 16:30 조회 수 : 4784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해, 제1차 세계한상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당시에는 한상 韓商이란 말이 생소했다. 해외에 있는 화교 기업가들을 화상 華商이라 하는데 한상은 이를 본뜬 것이다. 중국 공산화 이전에 중국을 떠나 해외에서 성공한 중국 상인들은 한때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받았지만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외국 자본의 도입과 외국 기업의 유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이 중국에 투자한 덕에 지금의 중국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 전 세계 흩어져 있던 화교 경제인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들의 자금력을 모아 그 힘을 극대화하고자 만든 것이 '세계화상대회'다.

 

이를 표본으로 2002년 세계한상대회가 처음 열렸다. 올해 제21차 대회가 열린다. 지금까지 모두 한국에서 열렸는데 올해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3일간 열린다.

15년 전쯤 한국과 중국 대학이 함께 한상과 화상의 교류에 대한 학술회의를 한 바 있다. 오늘날 한상과 화상이 교류하고 협력할 롤모델로 신라 장보고 상단의 교역 활동을 꼽았다. 당나라,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갔다. 내용을 보면 <당시 장보고의 한상과 당나라의 화상은 동아시아 무역에 있어서 해상무역 루트 개척, 정보 교환, 인적자원 활용, 신라상인을 통한 대일 중개무역 등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교류를 했다>며 <장보고 상단과 당 상단은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면서 조선술, 항해술, 통역 등 국제 무역에 요구되는 기능을 수행하는 인적 자원을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함으로써 현대적 관점의 초국가 비즈니스 경영방식을 도입한 흔적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장보고 상단의 활약을 거울삼아 오늘날 경제적 잠재력이 있는 중국과 뛰어난 IT기술을 보유한 한국, 그리고 이들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한상과 화상 간 교류와 협력 모델을 만들어 양국은 물론 한상과 화상의 공동번영을 이루자>고 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이 학술대회가 있던 15년 전 한국은 화교들에 대한 차별이 심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다. 화상은 전 세계 6000만 화교권 기업인의 경제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화상대회를 여러 차례 한국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화교들에게 얼마나 배타적이었는가를 반성하고 세계 화상과의 제휴 협력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면서 한민족 동포 기업가들인 한상을 조직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꼭 뒤따랐다. 한상과 화상을 곧잘 묶어 얘기한 것이다. 

 

이번에 세계한상대회 명칭이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로 바뀐다. 한상을 만들 초창기에는 무역·상공업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제조업, 4차산업, IT, 금융, 문화 산업 등 업종이 다양해져 명칭 변경이 필요했다고 한다. 아무렴 어떠랴. <국적을 불문하고 해외에서 거주하는 한민족 혈통의 비즈니스 종사자>는 모두 한상이라는데 재외동포를 민족의 자산으로 볼 줄 아는 시각이 더 중요하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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