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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썰렁한 거리, 허탈한 심정

hherald 2012.08.06 18:07 조회 수 : 3287




올림픽이라는데...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데 런던의 거리는 참 썰렁하다. <올림픽이 런던을 유령도시로 만들었다.>라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실감이 날 만큼 올림픽 특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올림픽 특수를 누려야 할 영국 런던 상가들이 관광객이 크게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한다. 상점과 음식점의 매출이 예년보다 30~50% 줄었고, 택시 기사들도 빈 차를 세워놓고 마냥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니 올림픽 특수가 심하게 뻥튀기됐다는 비난을 받을만하다. 영국 정부는 런던올림픽으로 4년간 130억 파운드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런던은 이미 유명 관광지여서 올림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있었다. 뻥튀기된 것이다.

매년 여름이면 런던을 찾는 해외 관광객은 30만 명. 올림픽 기간 런던에 유입될 해외 관광객은 10만 명, 수치상으로도 호황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런던 웨스트엔드 극장가가 된서리를 맞았고, 호텔은 숙박료를 내렸는데도 손님이 없다.

그건 그렇다치고 더 큰 걱정은 딴데 있는데....

한인업소의 불황이 더 걱정이다. 올림픽이 없었을 때보다 더 심한 불황에 우울하다. 원래 8월은 일 년 중 가장 불황인 달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림픽이 불황을 더 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한인업주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손님이 없어 한숨이 깊어간다.

사실 한인사회에서는 런던올림픽으로 대박까지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호황을 기대했다. 그래도 올림픽이 열리면 한인타운이 있는 뉴몰든에 새로운 얼굴들이 보일 것으로 생각했다. 런던 도심에 있는 한인업소에도 한국에서 온 관계자들이 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올림픽 주 경기장 근처에만 반짝하는 이런 썰렁한 모습은 일부에서만 가지는 불길한 예감이라고 무시하려 했는데 정작 불길한 예감은 왜 그리 딱 맞아떨어지는지.

올림픽 앞두고 그리 부산스럽더니...

올림픽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거리가 썰렁하니 뭔가 있을 줄 알고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아웅다웅했던 한인사회도 참 허탈할 것이다. 서로 봉사하겠다고 나섰던 일이 진짜 봉사만 하게 됐다. 뉴몰든이 뭐 그리 넓은 곳이라고 굳이 또 하나의 응원장을 만들만큼 죽어도 화합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모습. 그 편협함으로 봉사하겠다고 나섰으니 마음도 거리도 모두가 오히려 더 썰렁하다. 진짜 봉사하는 이들에게 교통비도 지원해주지 못하는 잘못된 이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당연히 책임질 인물은 없겠지. 묻는 것도 식상하고...

썰렁한 거리를 허탈한 심정으로 봐야 하는 올림픽이다.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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