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번째 FIFA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가 6월 13일부터 약 한 달간 열린다. 32개 본선 진출국 팀들이 브라질의 12개 도시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브라질 월드컵은 월드컵을 개최한 적이 있는 나라가 다시 개최하는 다섯 번째 경우라고 한다. 멕시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이 월드컵을 두 번씩 개최한 나라다.
축구는 골을 많이 넣으면 이기는 경기다. 공 하나에 열두 명이 매달려 우르르 달리고 수만 명이 공 하나만 쳐다보고 수십억 명이 공 하나의 향방을 쫓는 풍경을 만드는 것이 월드컵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어느 나라가 우승하느냐는 것인데 조별 대진표가 확정되면 여기저기서 각 나라별 우승확률은 물론 16강, 8강 4강 진출 가능성까지 퍼센티지로 나온다. 이 우승확률이 도박 배당금과 거의 비슷하게 나간다.
한국은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함께 H조에 속했다. 윌리엄 힐은 H조에 속한 팀들의 우승확률을 벨기에 1/17, 알제리 1/1000, 대한민국 1/500, 러시아 1/81로 예상했다. 우승확률로 보면 예선에서 탈락한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보고서에서 한국이 예선에서 탈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속한 H조에서는 러시아가 1위로, 벨기에가 2위로 16강전에 진출할 것이라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벨기에(61.8%), 러시아(64.5%), 한국(49.1%)로 봤다. 한국이 8강(11.9%), 4강(3.5%), 결승( 0.5%)에 오를 가능성은 더 좁아지고 우승할 가능성은 0.1%였다. 우리로서는 반갑지 않은 보고서지만 세계인의 평가는 이렇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더 들여다보면 우승팀으로는 홈 어드밴티지가 크게 작용할 개최국 브라질을 꼽는다. 우승 가능성이 무려 48.5%. 골드만삭스는 1930년 이래로 월드컵 개최국이 우승한 것은 30%에 이른다며 특히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 등 전통 축구 강국에서 홈 팀이 우승컵을 가져갈 가능성은 50%를 넘는다고 했다. 아르헨티나가 14.1%, 독일이 11.4%로 브라질의 뒤를 이었다. 2010년 남아공대회 우승팀인 스페인은 9.8%로 네 번째. 골드만삭스는 2010년 월드컵에서 13개국의 16강 진출을 맞췄다. 8강 팀 가운데에서 5개국, 4강은 3개국을 적중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우승은 예측하지 못했다. 당시 스페인의 우승 가능성은 15.7%로 브라질(26.6%)보다 낮은 것으로 봤다.
그런데 며칠 전 영국의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도 도박회사의 의뢰를 받아 잉글랜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공식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호킹 박사가 1966년 잉글랜드 팀이 월드컵 우승을 한 이후의 각종 기록을 분석해 내놓은 우승 방정식은 <고온에서 경기하는 것을 피하고,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공격적인 4-3-4 전법을 구사하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돈을 건다면 잉글랜드가 아니라 단연 브라질에 걸겠다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호킹 박사는 우주의 신비를 설명하는 것보다 축구를 이해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며 "축구는 매우 복잡하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성적은 아시아에서 가장 좋다. 2002년에는 4강에 들었다. 이번 대회까지 8번 연속으로 본선 무대를 밟는다. 이 같은 성적은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래, 스포츠 경기에서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응원의 힘을 보태 어떤 이변을 낳을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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