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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쿼바디스 Quo vadis

hherald 2014.12.15 19:21 조회 수 : 904

 

'쿼바디스'는 베드로가 예수에게 한 질문. 쿼바디스(도미네) Quo vadis(Domine), (신이시여)어디로 가시나이까?

로마의 폭군 네로는 로마의 화재를 기독교인들에게 뒤집어 씌운다. 네로의 애첩이 그렇게 부추겼다. '기독교인의 짓으로 누명을 씌우세요. 그들은 다음에는 불로서 세상을 심판한다는 말을 퍼트렸으니까요' 그래서 기독교인들의 체포령이 내려지고 지도자인 베드로도 잡힐 위기. 기독교인들은 베드로에게 피하라고 권하였고 베드로는 한 소년과 함께 로마를 떠나는데 길에서 예수의 환상을 보게 된다. 십자가를 들고 가는 모습에 베드로가 묻는다. '쿼바디스? (어디로 가시나이까?)' 예수의 답은 '내가 다시 로마로 가서 십자가에 못 박혀야겠구나' 환상으로 나타난 예수를 본 베드로는 깨닫는다. 발길을 돌려 로마로 와 네로에게 호통치다 잡혀 십지가형에 처해지고 예수처럼 죽을 수 없다며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죽는다.

'쿼바디스'란 제목의 두 영화가 있다. 로마의 장군 로버트 테일러와 기독교인 데보라 커의 사랑을 다룬 할리우드판 쿼바디스. 중학교 시절인가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네로를 연기한 피터 유스티노브가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의 '쿼바디스'. 방송사 맛집의 진실을 파헤친 영화 '트루맛쇼'와 이명박 정부 5년을 정리한 영화 'MB의 추억'을 만든 김재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부제가 <예수님을 팔아 장사하는 사람들의 좌판을 엎는 이야기>. 

영화는 물욕에 빠져 대기업이 되어 버린 대형 교회와 각종 비리를 저지른 목회자들의 실화를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익살스럽게 풀어낸다. <사랑의교회의 초대형 교회당 건축과 교회 내 갈등,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일가의 횡령·배임 문제,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의 교회 세습, 삼일교회 전병욱 전 목사(현 홍대새교회 목사)의 성폭력 등 교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쟁점 된 사건들이 주요 골격이다. 이외에도 ‘평화 기도회’에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강연하게 하는 모순적인 교회의 행태와 과거 광주 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위해 국가조찬기도회를 열어 축복하는 목사들의 모습이 영화에 등장한다.> 

'쿼바디스'에 나오는 대사. <교회는 로마로 가서 제도가 되었고,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으며, 마침내 미국으로 가서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 

이쯤 되니 자신들의 민낯이 까발려진 큰 교회들이 가만있을 리 없다. ‘한국교회언론회’를 중심으로 상영 중단 압력 활동에 나섰다. 교회 쪽에서 극장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하고, 설교 영상 무단 사용과 이미지 훼손이라며 삭제 요구 내용증명을 보내고, 영화에 등장한 사랑의 교회는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고 있다. 결국 멀티플렉스 상영관은 시사회 전날 상영 취소를 통보했고 독립영화 전용관에서 겨우 볼 수 있다. 

문득, 한국에서 전쟁이 난다고 미국으로 떠났던 '노아의 방주'가 떠올랐다. 자칭 선지자인 홍혜선 씨가 전쟁 날짜를 확정했다. 발발일은 12월 14일(일) 새벽 4:30. 주님이 말씀하셨다고, 한국에서는 날짜를 말하면 김정은이 더 일찍 쳐들어올 것을 염려해 하나님이 말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제는 주님이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하신다며 알린다고 했다. 알릴까 했는데 마침 단상을 쓰 다보니 벌써 그 시간이 지났다.

쿼바디스. 이제는 교회가 '어디로 가느냐' 묻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이렇게 가는 것이 옳은 일이냐'하고 묻는 절규로 들린다.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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