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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관광공사, 이래저래 유감입니다

hherald 2014.08.11 17:53 조회 수 : 650

 



방송인 자니윤 씨가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가 됐다. 방송인, 정확히는 코미디언인 그는 관광산업에 대한 업무 경력이 없다. 상임감사는 관광공사 안에서 사장 다음으로 높은 자리라고 한다. 관광공사의 업무와 회계를 감사한다는데 동아일보(조중동의 동아일보 맞다)도 사설에서<재무제표를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감사>를 앉혔다고 비난하고 있다.

자니윤 씨가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가 된 이유는 하나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경선 캠프의 재외국민본부장과 대선 캠프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보은 인사요, 낙하산 인사다. 자니윤 씨는 지난해 6월부터 관광공사 사장 내정설이 돌았다. 한자리를 주려고 계속 들썩들썩했던 것이다.

관광공사 인사가 참 유감스러운 것은 변추석 사장도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참 전 사장이 일본에서 무슨 성매매업소에 간 일로 사퇴하고 후임으로 온 변추석 사장은 내정됐을 때부터 전문성 부재 시비가 있었다. 다급했던지 그는 스스로 자신이 관광공사 사장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하고는 <관광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 광고회사에서 일했고, 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 교수로 일했다는 경력을 댔다. 하지만 그가 관광공사 사장이 된 가장 큰 힘은 18대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의 미디어홍보본부장을 맡아 홍보업무를 총괄했다는 점이다. 빨간 말풍선 안에 박근혜 후보의 한글 초성인 'ㅂ, ㄱ, ㅎ'를 넣은 이모티콘을 만든 주인공이 바로 변추석 사장이다.

관광공사의 사장과 상임감사 자리는 선거 공신에게 돌아갔다. 관광공사는 올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낙제점인 D등급을 받았고 연간 적자가 2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앞서 말한 동아일보의 표현을 한 번 더 빌리면 <업무와 전혀 무관한 사람을 선거 공신이라는 이유로 임명하는 정부가 과연 관광 분야를 육성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말 의심스럽다. 관광공사에다가 기어이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를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참 대단하다.

관광공사 인사와는 좀 다른 여담 하나. 지난 6월 18∼22일까지 리젠트 파크에서 열린 테이스트오브 런던 음식 축제에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홍보관을 설치하고 시식과 조리시연을 통해 참관객에게 한식을 알렸다는 기사가 있었다. 특히 영국 유명 셰프 기지 얼스킨이 직접 개발한 한식 풀코스 메뉴를 직접 조리해 선보이는 특별 테이블 이벤트가 펼쳐졌다고 소개하며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의 치적으로 보이는 기사가 난 바 있다. 그런데 한국홍보관을 처음 설치하고 기지 얼스킨을 데려와 한식 요리를 선보인 곳은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가 아니라 교민 업체인 코리아푸드였다. 이 업체에 따르면 임대한 열 개의 부스 중 한 개를 관광공사에서 재임대한 것뿐이라고 했다. 조 맥퍼슨이라는 칼럼니스트가 쓴 행사 스케치 기사에도 분명히 <이 행사는 한국 정부와 아무런 연관도 없었다. 한식 코너는 한국 정부의 아무런 재정도, 지원도 받지 않았다. 한식 관련 수입업체가 자금을 댔다고 한다.>라고 했다.

한국관광공사. 이래저래 유감이다. 인사도 유감이요, 교민 업체의 노력에 업혀서 치적을 만들려는 모습도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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