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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새로운 한인회가 만들어진다. 한인 사회에서 활동 중인 몇 단체의 대표들이 모여 이런 회의를 했고 대체적인 그림을 그렸던 모양이다. 이번에 아예 전격 결정하고 공식적으로 회장 선거를 발표했다. 실로 '드디어'라고 해야 할 지경이다. 왜냐하면, 이런 형태의 공청회를 하겠다는 의지가 일전에 있었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공청회를 반대하는 일부의 괴롭힘에 귀찮아서 물러선 몇몇 단체장의 '내 몸 편하기' 처사가 창피했던 경험이 있다. 하긴 이번에 아예 그런 단체장은 포함되지 않아서인지 일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새 한인회의 이름을 '영국 한인회'로 한단다. 물론 바뀔 수도 있는 가칭으로 봐야겠지만, 사실 영국에 사는 한인들의 모임이라면 영국 한인회라고 해야지 달리 뭐라 할까. 이름 두고 워낙 '진짜, 짝퉁'하던 추태에 지레 질려서일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오히려 더 우려스럽다.

 

이참에 '영국 한인회'를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영국 한인회라는 이름의 정식 한인회는 없었는데 한인회 관련 내용이 줄을 잇는다. 도배된 단어가 단결과 화합이요, 이에 상응하는 것이 분열과 소송이었다. 한인들의 화합을 이끌겠다는 다부진 다짐이 수차례 있었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질책이 그만큼 뒤따른다. 사람이 하는 일에 공과 과가 당연히 따르겠지만 시간이 가까울수록 한인회라는 이름에 사람들이 식상해지고 지쳐가는 느낌이 강하다. 몇몇 내용을 보면 <한국 국회보다 더 심각한 영국 한인회>라는 다소 우아한 표현부터 <영국에는 두 개의 이름을 내건 한인회가 있지만, 이름만 내건 살아있는 송장(?) 상태여서 한인들의 지지를 전혀 못 받고 오히려 지탄의 대상으로 추락한 상태>라는 격한 비난도 보인다.

 

새 한인회를 만들자는 공청회가 열린 현장에서 이런 얘기도 나왔다. 요즘 뉴몰든 한인타운 거리를 걸어가면 어른에게 인사하는 젊은이를 보기 힘들다. 과거엔 모르는 사이에도 한인 어른이면 인사하고 시간 나면 차라도 대접하곤 했다. 이처럼 한인회의 분열은 어른들이 대접 받지 못하는 풍토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인사를 하지 않는 젊은이의 무례를 질타하는 말이 아니라 인사를 받을 자격이 없는 어른답지 못한 어른, 한인사회를 분열시킨 늙은이로 젊은이들에게 각인되고 있다는 반성이었다. 더 한 지적도 있었다. 세계한인회장대회에 7년째 초대받지 못해 우리 권익을 주장하고 얻어올 기회조차 없다는 것과 유럽 다른 한인사회에는 모국의 포상을 받는 경사가 겹치는데 영국 한인사회는 아예 포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 모든 불이익이 영국은 한인회 분규 지역이라는 낙인 때문이라고 했다. 

 

가장 인상적인 지적은 우리의 무관심이 이를 더욱 부채질한다는 주장. 책임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 이런 일에 발 담그기 싫은 이들을 향한 목소리다. 그렇게 있는 것이 고매한줄 착각하는 몇몇 회장님들은 결국 단체를 골프동호회 격으로 격하시키곤 한다. 여기도 몇 개 그런 단체가 단체인양하고 있다. 새 한인회 얘기에 또 거들먹거릴 그들 회장님의 고매한 착각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 이런 사족을 단다.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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