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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다시 열린 한인들의 송년 잔치

hherald 2015.12.14 20:30 조회 수 : 1060

 

 

2010년 이맘때 헤럴드 단상은 그해 연말 한인들의 송년 잔치 풍경을 묘사한 것이었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부른 '통일무지개'의 가사를 소개하며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 재영한인들의 일치된 모습은 정말 자랑스럽고 이날은 한층 발전된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그해 송년잔치는 참 많은 한인이 모였고 한인들의 화합에 남과 북의 화합까지 보여주는, 마치 통일 한국의 모습의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풍경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이 되지 못한 채 끝났다. 그 이후로 한인들의 화합의 장이 된 한인 송년회는 없었다. 2010년이 한인회 주최 송년회의 마지막 해로 기록됐다. 내우內憂의 한인회와 함께 아쉽고 쓸쓸한 연말이 여러 해 계속됐다.

 

 

지난해 한인회가 주최한 것이 아닌 섭섭함을 달래고자 한 일부 한인들이 모여 송년회를 했다. 그리고 올해는 한인사회 여러 단체가 공동 주최한 송년회가 열렸다. 이름 앞에 '재영한인'이라는 명칭을 붙인 주최 측은 노인회, 노인대학, 여성회, 한민족협회, 외식업협회, 경제인연합회, 입양인후원회, 겨레얼살리기 등이다. 몇 단체를 빼곤 다 모였다. 이 정도 한인 단체가 모이고 한인들이 모이면 한인회라 할 만도 한데 아예 넌더리가 나는 이름인지 한인회라는 말은 없다.

 

 

이런 송년회를 할 수 있는 것은 여러 단체와 그 단체에 속한 사람들의 봉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송년회를 당연히 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단체도 안 할 수 있는데(실제로 더러 안하기도 했다) 굳이 이렇게 주최가 되서 나살 때는 애정과 희생과 봉사심이 있어야 한다. 이날 단체들을 대표해 인사한 조현자 외식업협회 회장은 마지막 송년회의 기억을 올리며 <2010년 이후 송년회가 없었다가 이렇게나마 다시 송년회를 할 수 있음>을 기뻐했다. 격려사를 한 신우승 전 평통회장은 한인회 이름으로 송년회가 없음을 전임회장의 한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하루 빨리 한인사회가 정상화되고 모든 한인이 한인회의 이름 아래 참여하는 송년 잔치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영국에 사는 모든 한인과 전임 한인회장들이 힘을 모아 한인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참가한 어떤 이는 '재영한인송년잔치'라는 현수막에 연도가 없다며 언제 한인회가 정상화될지 몰라 연년세세年年歲歲 쓸려고 저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한복을 차려입고 가야금 연주와 민요로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선물한 한민족협회는 송년회의 흥을 돋웠다. <닐리리야>야 맞춰 춤을 추는 것이 바로 잔치 아닌가. 이날 행사를 주최한 측과 행사에 협조했거나 경품을 낸 업체를 보면 이만하면 모든 한인과 한인업소가 다 모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이것이 한인회 송년회가 되지 못하는 것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있기 때문일까. 이쯤에서 그런 걸림돌을 쏙 뽑아버리거나 그게 번거로우면 아예 무시하고 새 술을 담을 새 부대負袋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헤럴드 김 종백

 

 

2015년 송년 잔치. 다시 만나니 좋은데 뭐가 문제랴. 그게 없으니 이리 흥겨운데 도대체 뭐가 문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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