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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국정교과서, 역사를 비틀겠다 이거지?

hherald 2015.11.16 18:57 조회 수 : 1168

 

 

요즘 뜬 우스개. 성경도 4명의 복음 사관이 썼는데 대한민국 역사서는 국정화 교과서 하나다. 한 사람의 시각으로 쓴 단 한 권의 책. 대한민국 역사가 그렇게 될 위기다.

아이들에게 국사를 가르친다. 국사책을 만든다. 어느 국가건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럴 때 지금 국사학계가 공통으로 생각하는, 보편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정리하고 간추려 역사책을 만든다. 만드는 이들은 역사학자들이다. 정부가 아니라. 그런데 정부가, 정확히 박근혜 정부가 역사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역사학자가 할 일을, 아니 권리를 강탈해 제 입맛대로 역사를 쓰겠다는 것이다.

 

스스로 역사를 쓰려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부분을 축소하고 어떤 부분을 확대, 과장하려는 것. 지금 정권이 변형시키려는 역사는 아마도 제 조상들에 관련된 친일의 죄과를 희석하려는 것 아닐까. 친일을 해야 했다는 소도 웃을 핑계가 있지. 시대가 그래서 어쩔 수 없었던 친일, 다음날을 대비해 몰래 힘을 기르던 친일, 친일은 나쁜 것이라서 나 한 사람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피해가 없게 하려는 친일,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친일 등 억지 탈을 만들고 싶은 게다. 그렇게해서 만드는 것이 식민지 근대화론. 뉴라이트가 오매불망하는 일본 제국주의 덕분에 조선이 근대국가가 됐다는 잡스러운 이론이다.

 

왜 이런 허접한 억지 논리를 만들어야 하는가. 바로 제 아비들의 과오를 묻고 싶어서다. 후손이라도 사람 됐으면 부모 과오를 대신 반성할 텐데(이런 제대로 된 후손이 독일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더러 있다) 친일했던 아비에게 보고 배운 것이 그뿐인지 아예 잘못이 없다고 우기고 나온다. 이들의 논리는 친일을 했건 나라를 팔아먹었건 배부르게 살았으니 그것도 능력으로 칠 작정이다. 독립운동을 했든 말든 후손 굶기는 건 능력이 없었던 탓이란다. 뉴라이트는 이런 말을 대놓고 직접 하고 싶어 입이 가려운 이들이다.

 

그래서 국정교과서는 김구, 안창호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싫을 게다. 이승만을 살려야 박정희가 살고 독재나 친일을 한 과오 정도는 묻힌다. 왜냐? 뉴라이트의 할아버지들은 대충 비슷한 길을 걸었으니까. 조금 지나면 전두환, 노태우도 용서된다. 그러려면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해 제 조상의 낯 뜨거운 과거를 지워야 한다. 1919년에 생긴 임시정부를 무시해야 일제시대 일제에 빌붙어 잘 먹고 살았던 과오가 묻히기 때문이다. 아, 제발 과거를 묻지 마세요. 지난날은 다 지우고 1948년부터 다시 역사를 씁시다. 과거요? 어허, 패배주의에 사로잡히지 마세요. 이게 뉴라이트다. 그들이 역사책을 만든다는 게다.

 

그럼 이들이 만드는 역사의 흐름은 어떻게 될까. 친일파가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어서 그나마 근대화가 됐다. 그 토대에 이승만이 나라를 세우고 박정희가 산업 부국을 이뤘다. 군사정권의 적장자 전두환, 노태우의 막가파식 파워가 나라를 살찌웠다. 이런, 쓰다가 지친다. 일부 인사의 평가에 공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건 아니지. 

 

이 나라는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정신으로 세워진 나라요, 사일구혁명, 광주 민주항쟁, 1987년 6월 혁명의 민주화 전통을 이어 평화통일로 나아갈 나라다. 그런데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대한민국의 발전이 항일 독립, 민주세력에 의해 이뤄졌다는 진실을 친일, 독재세력으로 왜곡하려는 것이다. 아, 뉴라이트의 역사관에 힘을 보태는 이들, 여기도 더러 있지. 왜 그리 살아야 할까. 씻지 못한 죄도 크면서 뭔 죄업을 또 쌓으려는지.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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