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았다. 개인의 욕심을 향해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버리거나 배반하고 가는 모습이 영락없이 닮았다. 한 때의 동지도, 수족처럼 부리던 시절도 자신이 갖고 싶은 그 욕심에 맞지 않으면 모두 버리고 간다. 그리고 옆에서 입맛을 맞추는 이들과만 함께 한다. 물론 지금 함께 하는 이들도 지금 당장 잇속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있을 뿐 그것이 달라지면 그들의 운명과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자기 욕심만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머릿속에만 사람과의 인연에 대한 계산이 있다. 지금은 웃는 사이지만 언제 어떻게 틀어질지 모른다. 탐욕의 농도와 언제든 꺼낼 수 있는 구밀복검이 닮았다.
닮았다. 어떤 조직이나 단체는 그 의사를 결정하는 의결기관이 있는데 그 의결기관 위에 있는 옥상옥같은 절대 권력의 한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은 그 어처구니 없는 과욕도 닮았다. 꼭두각시놀음 같은 조직에서 완장을 얻어 그것이 벼슬인양 착각하고 붙어 있는 조연들의 어설픔도 빼닮았다.
말을 바꾸는 건 늘 있어온 고질병. 그런데 이번에는 눈에 빤히 모이는 뻔한 쇼를 하는 것도 닮았다. 그 쇼가 자신이 학수고대하는 욕심을 향해 가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도 모르고 어리석게도 뻔한 쇼를 한다. 그래서 입으로 화합을 말하지만 '필요하면 화합은 너희끼리 알아서 하라'는 속마음이다. 속 시원하게 한번 그 말을 뱉어놓고 싶은데 지금 당장은 이뤄야 할 목적이 있어서 참고 있는 모습도 정말 닮았다.
필요할 때 전임을 데려다 쓰는 모양새도 닮았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필요하면 전임을 데려다 쓴다. 전임을 이용하면 좋은 점이 많다. 좋은 쪽으로 데려와 '내가 이들을 생각하는 예의가 있어요' 하는 '척'을 할 수 있고, 나쁜 쪽으로 데려와 '내가 이보다 더 좋게 하고 있잖아요' 하는 식으로 '씹을 수'가 있다. 그래서 필요하면 전임을 끌어다 쓰는 모양도 어쩜 그리 똑 닮았다.
특히 빼다 박을 정도로 똑 닮은 것은 어딜 가나 조직이나 단체를 갈라놓는 모습이 영락없이 닮았다. 잘 굴러가는 것도 멈추게 하는 탁월한 능력도, 그리고 얼렁뚱땅 새로 만들어 겉모양에 회칠해 내놓는 것도, 그것이 아니라는 내부의 직언을 듣기 싫어하는 것도 닮았다.
아, 주어가 없었다.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얘기라고 봐주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의 얘기일 수도 있고. 하여튼 너무 닮았다.
좋지 않은 것은 왜 이렇게 닮아서. 원.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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