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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오월에는 '부부의 날'이 있다

hherald 2012.05.21 19:32 조회 수 : 2670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이 있고 부부의 날도 있다. 부부의 날이라면 의아할 수도 있으나 분명 2007년부터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인데 21일이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의미라고 한다. 부부의 날이 공휴일은 아니지만 엄연히 국가기념일인 나라는 아마도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이다. 이혼이나 노인 문제가 심각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국가기념일이 된 것은 첫 주창자인 권재도 목사의 오랜 노력의 결과다. 권 목사는 1995년 어린이날 “우리 엄마·아빠가 함께 사는 게 소원이에요”라는 한 어린이의 TV 인터뷰를 보고 충격을 받아 부부의 날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부부의 날은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건전한 가족문화의 정착과 가족해체 예방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는데 쉽게 말해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사는 가정, 이혼하지 않고 함께 늙어가는 부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여러 행사를 연다. 사실 요즘 가정은 부부가 화목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핵가족시대이니만큼 가정의 문제는 대부분 부부가 얘기해서 해결하면 풀릴 것이다. 여성가족부도 부부의 날만이라도 바쁜 일상을 제쳐놓고 부부가 차분히 대화를 나눈다면 불화의 90%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발 부부간에 대화 좀 하라고 권한다.

부부의 연이 얼마나 깊은지는 불교에서 잘 말해준다. 마침 석가탄신일이 곧 다가오는데 석가모니는 <인연경>에서 부부의 깊고 깊은 인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백 겁의 인연이 있어야 옷깃 한번 스치고, 일천 겁은 같은 나라에 태어나고, 삼천 겁은 하룻밤을 함께 묵게 되고, 오천 겁은 한동네에 살게 하며, 칠천 겁은 한집에 태어나 살고, 팔천 겁이 되어야 부부의 연이 맺어진다>. 1겁의 시간이란 세상이 한번 만들어졌다가 사라진 후 다시 만들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라는데 무려 팔천 겁의 인연이라면 얼마나 깊은 인연일까.

이브를 만들 때 왜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었을까 하는 재미있는 해석도 부부가 살아가야 할 삶을 얘기해준다. 이브를 만들 때 만약 어깨뼈를 쓰면 거들먹거릴 것이고, 목뼈를 쓰면 교만할 것이고, 다리뼈를 쓰면 상대를 밟으려 하고, 팔뼈를 쓰면 삿대질을 할 것이고, 머리뼈를 쓰면 잘난 채 상대를 가르치려고만 들기 때문에 갈비뼈를 빼 만들었다고 한다. 갈비뼈는 팔 밑에 있으니 보호의 뜻이 있고, 심장과 가까우니 사랑의 의미가 있고, 갈비뼈가 나란히 줄지어 있는 것은 동고동락하며 나란히 함께 살아가라는 의미의 선택이었다고 재미로 해석한다.
   
우리나라 이혼 사유 중 절반이 성격차이라고 한다. 피가이로는 <결혼이란 단순히 만들어 놓은 행복의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노력해서 행복의 요리를 둘이서 만들어 먹는 것이다>라고 했다. 꼭 부부의 날이 아니라도 <행복의 요리를 둘이서 만들> 수 있도록 <대화>를 해서 혹시 불거지고 있을 <성격차이>를 확 날려버려야 하지 않을까.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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