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영국인의 기대수명이 단축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대수명'(Life expectancy at birth)이란 어느 나라 어떤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몇 살까지 살 것인지 예상하는 수명을 말한다. '기대여명'이라는 것도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살 것인지 예상되는 기간, 현재 한국의 50살 남성은 평균 32년을 더 살 것이라고 하면 32년이 기대여명이 되는데 올해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87세까지 살 것이다, 하면 기대여명이 87세, 기대수명도 87세가 된다. 이번에 코로나로 영국인의 기대수명이 줄었다는 것은 올해 태어날 영국 신생아들의 목숨이 줄었다는 뜻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여성 기대수명은 올해 82.6세로 지난해의 83.5세보다 줄었고 남성의 기대수명은 78.7세로 지난해(79.9세)보다 약 1.2년 줄었다.
영국은 대체로 기대수명에 민감한데 일찍부터 보건의료계에서는 기대수명이 줄면 보건의료의 심각한 위기로 보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기대수명은 세계 평균보다 긴 것은 물론 오래전부터 세계 최상위 군에 들었다.
1800년 세계 각국의 기대수명을 보면 세계인의 평균은 26세인데 가장 오래 산다는 프로이센(독일의 모태)이 41세, 영국은 40세로 1, 2위를 다투었다.
1900년이 되면 세계인의 평균이 31세, 스웨덴 56세, 네덜란드 52세, 영국 50세였다. 유럽인들이 상대적으로 장수했는데 당시 일본은 44세, 중국 청나라 24세, 인도 24세였다. 1950년 세계인의 평균은 49세로 올라간다. 여전히 유럽인의 기대수명이 길어 네덜란드 72세, 영국 69세를 기록할 때 중국은 41세에 그쳤다.
2000년에 들어 세계인의 기대수명은 66세로 나아진다. 일본이 81세로 세계 대표적인 장수국가로 자리한다. 스웨덴79세, 영국77세로 대체로 유럽인이 오래 사는데 대한민국은 75세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북한은 64세로 나타났다. 2010년 세계 평균은 69세, 일본 83세, 이탈리아 82세, 영국 80세, 대한민국 80세, 중국 75세, 북한 68세였다.
올해 세계 평균은 73.2세, 홍콩 85세, 일본 85세, 스위스 84세, 대한민국 84세로 나타났다.
영국은 산업화 이후 100년 동안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은 5년마다 1년, 남성은 3.5년마다 1년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2015년 이후 증가 속도가 좀 둔화하자 이를 영국의 보건 위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영국이 기대수명에 민감한 것은 '정부의 복지정책이 실패하면 영국인의 기대수명이 줄어든다'는 고민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건복지 예산 감소가 기대수명 감소를 초래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그런 근거다.
세계 전체로 보든 한 국가에서만 비춰 보든 기대수명은 빈부격차와 평행한다. 못 사는 계층이 목숨도 짧다는 평행선. 코로나로 단기적인 사망률 증가는 당연한 결과라 해도 특히 이번 코로나는 가난한 공동체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혔다. 사람이 죽는 직접적인 영향이야 말해서 뭣하랴 마는 앓다가 회복됐다 해도 또 모를 후유증과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겪어야 할 경제적 박탈과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는 또 어떤 죽음을 불러올지 모른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2020년 한해를 허송세월로 보내면서 기대수명을 1년 벌써 깎아 먹었다.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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