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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코로나바이러스 음모론

hherald 2020.04.06 16:27 조회 수 : 9789

며칠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차 탈선사고가 있었는데 열차 운전자가 고의로 일으킨 사고였다. 그는 바다를 향해 열차를 몰았는데 정박해있던 병원선과 고의로 충돌하려 했다. '머시호'라는 병원선은 코로나19로 환자가 넘치자 일반 응급 환자를 치료를 목적으로 다른 곳에서 LA로 파견된 것인데 열차 운전자는 '코로나19 음모론'에 빠져있던 사람이라 "머시호의 파견 목적을 믿을 수 없어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을 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열차가 탈선사고로 끝났으니 망정이지 애꿎은 병원선과 정말 충돌했으면 어땠을까 아찔하다.

 

음모론은 늘 그를듯하다. 진위와 관계없이 그럴듯하니 대중의 관심을 끈다. 이번 코로나19 음모론은 종류도 많고 믿는 이도 많다. 어떤 조사에서는 영국인 중 40%가 음모론을 믿는다고 한다. 페이스북 그룹 중 '5G를 영국에서 중단하라(Stop 5G U.K)'는 영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5G 안테나 기둥에서 발생하는 자외선으로부터 비롯됐다고 믿고 있다. 그들에게 실질적인 사망 이유는 5G 때문이다. 그래서 음모론 신봉론자들은 의사의 권고조차 무시한다. 이 페이스북 그룹은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입을 헹궈야 한다. 소금이 들어간 따뜻한 물이면 충분하다"는 근거 없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한다. 소금물로 입을 헹군다니 한국 어느 교회 생각이 난다.

 

음모론을 믿으면 바이러스의 발원에 대해서도 당연히 음모론적 주장을 한다. 우한 동물시장의 박쥐에서 나왔거나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던 중에 나왔거나 비싼 백신을 팔아먹으려고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등의 발원설을 믿는다. 중국 우한의 실험실 폐기물에서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가 보도하니 한국 언론이 그대로 인용했던 바 있는데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를 따지지 않는 한편의 음모론 맹신 드라마였다.

 

음모론은 역사가 길고 이런 전염병에는 으레 음모론이 따랐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은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음모론을 만들었고 스페인독감은 독일군의 생물학전 무기이며 AIDS는 미국 정부가 동성애자를 없애려고 만든 생물학전 무기라는 음모론이 만연했다. 과연 지금 이 음모론을 지금 얼마나 많은 이가 믿을까. 세월이 지나 돌아보면 허탈한 웃음거리가 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문이 암울한 당시에는 무고한 소수자나 애꿎은 적을 만드는 무서운 음모론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음모론적 주장(실제로는 그냥 스토리를 하나 꾸며낸 것)을 제기하는 이들은 대부분 과학자나 의학자가 아닌 유튜버 등이 많은데 실체가 없는 과학자나 의학자의 탈을 쓰고 나타나기도 한다. 1% 사실과 99%의 상상력을 결합해서 스토리를 만들어 유튜버 등으로 전달한다. 그러니 과학적 근거 없는 유튜버 내용을 퍼 나르는 것도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음모론을 퍼뜨려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종의 음모론자가 되는 행위다. 

 

반대로 전문가의 제대로 된 경고를 음모론이라 깎아내리고 귀를 닫으면 그 또한 문제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그렇다.  '미국은 끄떡없다'며 단지 CNN, NBC 뉴스 등 트럼프에게 비우호적인 언론이 코로나19 사태를 과장하고 있다며 이를 '정치적 보복을 위한 과장된 바이러스의 위협'이라는 음모론이라 했다. 그러다 지금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어떤가. 타산지석 他山之石이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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