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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금연 禁煙과 금연 캠페인의 충격

hherald 2019.07.22 17:17 조회 수 : 4543

 

금연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뭘까. 담뱃갑 경고 그림, TV 광고, 금연구역 확대, 담뱃값 인상. 거의 모든 나라가 '담배 연기 없는 건강한 국가'를 만들겠다며 이런 정책을 도입한다. 그리고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흡연율이 낮아졌다는 수치로 보여주려 노력을 한다. 그래서 앞에 말한 금연 시책 중 하나를 시행하거나 다수를 병행하거나 해놓고 그 결과 흡연율이 몇 % 떨어졌다, 몇 %가 금연을 시도했다, 몇 %가 금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통계까지 내놓는다. 담배 연기보다 더 맵고 눈물겨운 통계자료다.

 

 

금연 정책이란 것이 늘 시행하는 처음 얼마 동안은 제대로 먹히는 듯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역이 생기듯 시들해지기 일쑤다. 담뱃값 인상에서 보듯이 가격이 오르면 '그 돈 주고는 내가 담배 안 피워' 하며 금연하겠다는 사람이 늘다가 결국 인상된 담뱃값을 현실의 담뱃값으로 받아들인다.
담뱃갑 경고 그림도 비슷한 경우다. 암이 침투한 장기, 말기 환자, 흡연 간접 피해자 등 충격적인 그림을 통해 흡연자를 금연자로, 흡연해보려는 이를 단념하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그런데 이런 충격적인 그림도 몇 번 보면 덤덤하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WHO)도 경고 그림의 효과를 높이려 주기적으로 바꿔줄 것을 권고한다. 내용도 더 충격적인 것으로 바꾸고 담뱃갑에서 차지하는 그림의 크기도 계속 키운다.

 

 

더 충격적인 것을 찾는 노력이 과했던 걸까.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프랑스의 한 60대 남성이 자신의 절단된 하반신 사진이 허락도 없이 유럽에서 판매되는 담뱃갑의 경고 그림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흡연이 동맥을 막는다>는 메시지로 왼쪽 다리가 절단된 사진을 담뱃갑에 넣었는데 다리의 화상과 흉터를 보고 자신의 사진이 도용됐다는 것이다. 그는 흡연이 아니라 총격 사건으로 다리를 잃었다고 한다. 사진을 관리하는 유럽위원회는 유통되는 모든 사진은 당사자들이 사용에 동의한 것이라 이번 사진도 당사자가 아니라 단지 절단된 다리 모습이 비슷할 뿐이라고 했다. 아무튼 밝혀지면 알 테고.

 

 

TV 광고는 더 자주 바꾼다. 시청자들이 자극에 무뎌져 보통 3개월마다 바꾼다. 외국에는 일반인이 나와서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증언형 광고에도 목에 구멍 뚫린 암 환자를 내보는 등 수위가 꽤 높다. 우리나라는 2002년 폐암으로 입원 중인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나온 바 있다. 당시 소위 ‘이주일 신드롬’이라고 많은 이가 이를 보고 금연에 동참했다. 이 씨는 그해 금연 광고에 출연한 뒤 폐암이 악화돼 숨졌다.

 

 

영국의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듯. 2004년 금연 광고. 폐암 환자 앤서니 힉스가 병상에 누워 자신은 암 환자인데 병이 나으면 딸과 여행을 갈 것이라 얘기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사라지고 검은 화면이 잠시 보이고 흰 자막이 나타난다. 자막에는 Anthony died 10 days after filming this. He never got to
see his daughter. 충격이었다.

 

담배와 금연, 사진이나 동영상의 충격으로 끊는 이가 있기에 이런 캠페인이 나오겠지만 결국은 당사자의 의지다.‘뚝’ 끊는 것 외에는 다른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는데... 내 경험으로도 그랬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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