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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낭랑 18세의 선거권

hherald 2017.01.16 17:54 조회 수 : 1143

 


낭랑 朗朗 18세라고들 한다. 밝을 낭, 명랑할 랑, 혹은 기쁠 낭, 좋을 랑. 뜻이 두 개인 같은 한자로 밝고 명랑하다는 의미다. 낭랑 18세는 젊음을 맘껏 즐기는 나이, 청춘이다.

 

 

낭랑 18세가 문제다. 선거권 연령을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추자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때문이다. 이 안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젊은이들의 표심이 진보적이고 야당에 쏠릴 것이라는 이해관계를 계산했기 때문이다. 선거권 연령을 이번 대선에서 당장 만18세로 낮추면 60여만 표가 늘어난다. 총 유권자가 4천만 명을 훨씬 넘으니까 낭랑18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맞붙은 1997년 대선에서는 39만 표 차이,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맞붙은 2002년 대선에서는 57만 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젊은 층=진보'라는 인식을 가진 보수 진영이 반대할 건 명약관화 明若觀火 다. 

 

 

선거권이 60년대에 만 20세로 확정된 이후 20세에서 19세로 낮추는데 무려 40년 이상 걸렸다. 2005년 6월에야 만 19세로 됐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 147개국이 만18세로 선거권 연령을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19세로 제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9세 이상에게만 선거권을 주는 나라다. 오스트리아 같은 일부 국가들은 만16세다. 물론, 오스트리아에서 선거권 연령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은 바는 없다.

 

 

만19세와 만18세의 차이는 대학생이냐 고등학생이냐의 구분에 기준을 두고 성숙과 미성숙의 잣대를 댄다는 문제가 있다. 정치적으로 미성숙해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봐 선거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반대 측 논리다. 대학생은 정치적으로 성숙하고 고등학생은 미성숙하다? 최근 정국에 대처한 우리 국민의 수준을 볼 때 고등학생들의 정치적 판단이 미성숙했던가? 그리고 낭랑 18세를 자로 잰 듯 자르기 어려운 것이 만18세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경우도 있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경우도 있다. 만18세는 대학생도, 사회초년생도, 고등학생도, 근로 청소년도 있다는 말이다. 고등학생의 정치적 미성숙을 우려한다손,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되었지만 선거권이 없는 만18세는 어떡하나? 우리나라는 18세면 자원입대를 할 수 있고, 납세의 의무를 지며 결혼도 가능하다. 그런데 선거권은 없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치권에서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따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젊은 청춘이 일찍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기 삶을 능동적으로 꾸려가도록 만드는 곳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꽃피지 않을까. 진정 낭랑18세의 정치적 미성숙이 우려됐는지, '젊은층=진보'라는 인식으로 아예 겁을 먹었는지 반대한 측의 반대 이유나 반대를 해야 하는 논리가 없어 모르겠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이들은 낭랑 18세들인데 진정 낭랑 18세들을 위해 앞날이 열려 있는지, 열어줄 의지는 있는지.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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