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백마가 주인 없어 승천을 했던 / 삼신산의 정기를 받아 / 하늘이 내린 모체로부터 / 충청도에 출생하셨네 / 오대양과 육대주를 / 아우르신 대한의 아들 / 군자대로행 품은 뜻으로 / 일백하고 아흔두 나라에 / 평화의 불꽃 지피시는 / 단군의 자손 반기문
2 승천한 백마날개 주인이 되어 / 계명산의 정기를 받아 / 부모님 주신 총명함으로 / 국원성에 출생하셨네 / 반선계터 학창시절 / 선한 마음 흔들림 없이 / 천지 간에 일류문명까지 / 덩이지게 할 거목이어라 / 대한의 아들 반기문>
'거목 반기문'이란 노래다. 처음 보시는 분은 이 무슨 삼류 국가 선전가인가 할 정도로 유치찬란할 것이다. 사이비 종교의 찬양처럼 들리지 않는가. 과연 반기문 우상화라 할 이 노래는 충주의 가수가 작사, 작곡했는데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는 이 노래를 지역 행사에서 합창하려다 취소한 적이 있다.
충북 지역은 반기문 우상화의 낯뜨거운 흔적이 많다. 생가에는 그의 동상이 있다. 살아서 동상이 선 인물은 흔치 않다. 그가 살던 집은 '반선재'라는 이름을 달고 복원됐다. '반선재'는 '반기문의 선한 집'이란 뜻이다. 그가 어린 시절 학교를 오가던 길은 '반기문 꿈자람길'로 만들어지고 생가 주변 산책로는 '반기문 비채길'이 됐다. 북한이나 아프리카 독재국가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 바로 전 새누리당 대선후보였을 때 지지자들이 마련한 어느 포럼에서 어느 노교수가 무대에 올라 박근혜 찬가를 부른 바 있다. <꽃 중의 꽃 근혜님 꽃 / 8천만의 가슴에 / 피어라 피어라 영원히 피어라 / 백두산 상상봉에 한라봉 언덕 위에 / 민족의 꽃이 되어 아름답게 피어라.> 그날 노교수는 <대한민국 영광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가시는 발걸음 오시는 걸음 하늘이 보우하시고 땅이 시원하여 아름답고 크신 뜻 모두 이루소서>라고 축원했다. 지금 보니 썩도 어울리는 축가, 축원이 됐다.
인권과 평화를 지키는 자리인 유엔 사무총장에 있을 때 인권 유린과 생명 경시의 대표적인 사례인 세월호에 대해 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긴 이명박과 박근혜 눈치를 보느라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데 큰 덕이된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도 하지 않을 정도로 인간미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을 달고 살았다. 그런데 시류에 영합하는 데 귀재라는 평가를 받는 그가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는 2016년, 박근혜 찬가를 유독 많이 불렀다. 그녀가 아프리카 순방 갔을 때 농촌개발과 사회 경제개발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관계가 소원해졌을 때도 북한 문제 충격에 따른 대응과 대비를 잘하고 있다고 했다. 박근혜가 위안부 합의를 했을 때는 그것이 올바른 용단이며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찬양했다. 그렇듯 친박과 영남과 충청을 묶어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는데. 아뿔싸, 이를 어쩌나, 사태가 이리될 줄은.
지금 그는 그가 불렀던 박근혜 찬가를 어떻게 곱씹고 있을까. 시류에 영합하는 기회주의적 처신이 낯뜨거워진 지금, 과거를 어떤 변명으로 포장할까. 우상화로 대통령이 된 박근혜가 이 나라를 어떻게 망쳤는지 처절한 경험을 하는 우리 국민이 반기문의 우상화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재단할지를 그는 벌써 계산하고 있는 것일까. '거목 반기문' 찬양가와 같은 자기 우상화에 벌써 맛 든 인물이 꿈 꿀 다음 목적지가 과연 민주적인 곳일까. 우상화의 그늘을 이미 충분히 체험한 우리 국민을 염두에 두고 있을까.
헤럴드 김 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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