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추석 맞이 한국 클래식 대향연'이라는 이름으로 했지만, 원래는 노인회와 함께하는 한국문예원의 여덟 번째 한국 음악 예술 축제가 9월 23일 세인트존스 스미스 스퀘어 St John's Smith Square에서 열렸다. 'Korean Arts Festival'이라는 이름으로 행사가 무려 여덟 번이나 열렸다고 하면 모르는 분들도 많겠지만 명실공히 이 행사는 런던 한인사회의 재영한인이 만들어 낸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인 문화 예술 행사라고 평가하고 싶다. 노인회 정회원이 만 65세 이상이니 당연하겠지만 대부분 60세를 넘긴 한인사회의 장년층과 어른들이 중심이 됐기에 더 그러하다.
역사를 보면 2017년 3월, 영국에 사는 한인들로 구성된 혼성 한인 합창단인 '런던 한국 아가페 합창단 London Korean Agape Choir'가 만들어진다. 테임즈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Thames Philharmonic Orchestra를 이끄는 유병윤 씨가 감독을 맡아 남녀 30인으로 구성하는데 영국 땅에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 합창단이 필요한 곳을 방문해 위문공연을 한다는 포부로 한국 가곡, 클래식 등을 열심히 연습한다. 그리고 그해 12월에 뉴몰든 세인트제임스처치에서 런던한인합창단의 첫 공연을 갖는다. 영국 국가와 애국가 합창으로 문을 연 공연은 5명의 성악가를 초청해 격을 높였다. 아트 페스티발에 성악가가 함께하는 것은 첫 공연부터 한결같다. 첫 공연에서 큰 호응을 이끈 <새야 새야 파랑새야>는 합창의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소프라노 비토리아 김(김성은)은 이때부터 가장 인기 있는 솔리스트가 됐다.
합창단이 힘을 받은 것은 2018년 1월 대한노인회 영국지회(회장 임선화)의 노인정 및 문화센터가 뉴몰든에 문을 열면서다. 연습장이 갖춰지자, 합창만이 아니라 갖가지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놀라운 일은 2018년 7월에 일어났다. 런던도 뉴몰든도 아닌 이스트본 타운홀에서 '코리안 아트 페스티발 2018'이 열린다. 런던 한인합창단과 영국 헤일샴 지역 합창단이 함께 공연했는데 영국 현지인 합창단은 우리말로 모든 노래를 연습했고 관객도 한·영 하나가 된 목소리에 관객도 한목소리로 '아리랑'을 부르며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회, 외식업협회 등이 함께 힘을 모아 현지인들에게 한식의 맛을 알렸고 한복 입기 체험, 한글 붓글씨 이름 써주기 등 참가자들 모두가 다양한 문화 외교관의 역할을 했다.
개인적 견해지만 외교부에서 대국민 공공외교 우수사례 공모를 하던데 아마도 이런 행사가 대표적인 공공외교 우수사례가 아닐까 한다.
2021년 코리안 아트 페스티발은 킹스톤 로저 시어트 Rose Theatre에서 열렸는데 킹스톤병원 후원을 목표로 했다. 그해 한국문화예술원(원장 임형수)이 오픈하면서 한국과 영국 민간 문화 교류의 창구 역할과 한국 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교육 기관의 기능을 맡게 된다.
이처럼 '코리안 아트 페스티발'은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지난 주말 드디어 런던으로 입성한 'Korean Arts Festival'이 해마다 더 발전되길 바라며 노인회와 한국문예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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