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전인수는( 我田引水) '자기 논에 물 대기'입니다. 이기적인 마음을 뜻하거나 자기에게만 이로워지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연상되시나요? 여기에도 꼭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전인수식의 인사들은 단순히 생각이 다른 것이 아닙니다. 생각은 다를 수가 있습니다. 같은 현상이나 사실에 대해 다르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현상과 사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요즘 왜곡이란 단어가 참 많이 나오는데 왜곡하는 인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 단어 역시 워낙 많이 사용됩니다.
아진인수는 또 억지로 자기에게 이롭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억지로 자기에게 이롭게 하자니 당연히 무리가 옵니다. 억지로 만들자니 논리가 없습니다. 논리로 시작된 것이 아니니 논리가 없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러니까 아전인수는 논리로 상대와 대할 자세가 아닙니다. 논리로 붙으면 백전백패.
그럼 이런 류의 인사들은 어떻게 나오는가. 지금 가끔 그 실상을 보고 있듯이 단순하게 밀어붙입니다. 우선 부정합니다. 불리하니까. 부정하고 봅니다. 그런 적 없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등등...
그리곤 인신을 공격합니다. '논리로 되지 않으면 인신을 공격하라'는 참 치졸한 공격법은 기원전부터 있었습니다. 하긴 아전인수로 세상을 보는 인사들은 뭐 이런 사실조차 몰라도 됩니다. 논리가 없으면 인신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의 생리입니다. 아니 한계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군요. 잘못도 아닌 것을 잘못인 양 짚는 우를 범하는 것도 이들의 억지로 인한 무리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상식 이하의 시비를 걸죠. 출신지역을 거론하고, 세대를 거론하고, 학연을 거론하고... 여기서 이런 것을 거론할 때 스스로 패배를 자인하는 겁니다. 이상한 잣대로 사람을 서열짓는 것은 스스로 <더 이상의 논리가 없는 나는 이것이 한계요>라고 자폭하는 것입니다. 하긴 그것도 모를 수가 있죠. 그것조차 아전인수로 해석하니까 모를 수가 있습니다.
괴테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이 될수록 이기적인 인간에게 예속된다>. 뭔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아전인수로 지금의 현상을 해석하는 인사들끼리 저렇게 더 단단한 철옹성을 쌓는 것이 이해되는 명언입니다. 어떤 이해관계로 모였는지는 몰라도 각자의 아전인수가 지금은 맞다는 말이지요. 그것이 삐끗할 때? 명약관화. 어떨지 벌써 눈에 보입니다.
졸렬하고 불손한 이기심으로 이 사회를 보는 이는 이 사회를 파괴합니다. 자신이 몸담은 사회를 파괴하면서 그것을 못 느끼니까 결국 극도로 자신을 파괴하고 맙니다. 분명합니다. 그래서 아전인수가 무서운 겁니다.
아전인수. 함께 사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에는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말입니다. 그들도 알까요?
헤럴드 김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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