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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4월 16일은 '국민 안전의 날'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해 제정된 대한민국 국가 기념일인데 4월 16일은 아시다시피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날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 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제정되었다. 국민 안전의 날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다짐을 담고 있다. 그래서 4월 16일 오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의식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각종 추념 및 기념행사를 한다.

 

세월호 9주기를 맞은 올해, 교육부와 일부 시도교육청이 4·16 국민 안전의날 공문에서 세월호 추모라는 표현을 제외해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일부 교육청에서 매년 진행하던 홈페이지 추모 배너 게시와 건물 외벽 추모 현수막 게시 등 추모 행사도 제외했다. 그로 인해 '사회적 참사인 세월호를 의도적으로 지우고 있다'는 반발을 산 것인데 '세월호'를 빼고 안전만 강조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교육감이 바뀌고 나타난 현상이라서 좋지 않은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

 

일부 교육청에서 세월호를 의도적으로 지우고 있는 것과 달리 잊혀가는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소환하고 여론화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주목한 것은 단원고 학생들이 끝내지 못한 수학여행의 길을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이어서 완성하는 프로젝트였다. 제주지역 청소년 20명이 14일  제주항을 떠나 전남 우수영에 도착해 단원고 학생 희생자의 부모와 함께 세월호 선체를 탐방하고, 추모 공연을 하고, 진도 세월호 팽목기억관을 방문했다. 15일 진도항에서 오전 8시 출항해 제주로 향하는 동안 선상 추도식을 진행하고, 제주에 도착해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였던 성산일출봉과 산굼부리를 방문한 뒤 세월호 제주기억관에 도착해 추모행사 개막식을 열었다. 이른바 제주 청소년들의 '단원고 선배들의 수학여행 다녀오겠습니다' 프로젝트다. 

 

세월호 침몰 사건은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이 사망·실종된 대형 참사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 청소년 모임은 여행 출발 전 "2014년 단원고 선배님들이 가지 못한 수학여행의 길을 저희가 이어 완성함으로써 9년의 시간, 잊혀가는 세월호의 기억을 소환하고 여론화시키고자 한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세월호는 결국 제주에 도착하지 못했고, 9주기가 다가와도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세월호 진실 규명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참사 9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리움은 여전하다. 빛바랜 노란 리본과 깃발들, 세월호 희생자들이 뭍으로 올라왔던 진도 팽목항. "먹고살기 바빠서, 그깐 장사 하느라고 너의 마지막 전화를 받지 못 해 미안해"라는 어느 희생자 부모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하다. 사고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참사 관련 책임자 처벌도 마치지 못한 체 맞은 9주기라니...가슴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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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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