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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2010년 한인종합회관을 개관했을 때 이를 두고 재영한인들의 '숙원사업', '건립의 꿈을 이뤘다' 등으로 표현했다. 말은 그랬지만 건립하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개관하고 난 뒤에도 못지않았다. 건립에 중심 역할을 했고 이후 관리를 책임진 교육기금위원회와 그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과 '탈'이었다. 
한인종합회관을 개관하면서 한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는 교육기금위원회의 당부가 있었지만, 일반 재영한인들에게는 교육기금위원회나, 재영한인총연합회나, 한인종합회관이나 모두가 금방 피곤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소수 인사들의 불화로 생긴 그들만의 다툼을 전체 한인사회의 문제로 확대하는 고약한 근성 때문에 애꿎은 건물이 '밉상'이 되고 '교육기금'이란 단어가 피곤하게 느껴지게 된 것이다. 

 

한인종합회관의 영어 명칭이 Korean Community Centre인데 그 안에는 Communication이 없다는 우스개를 곧잘 한다. 커뮤니티에는 많은 단체가 있다. 각 단체에는 그들이 정한 '법과 규칙(정관)'이 있고 그에 따라 활동을 한다. 정해진 그대로 하면, 소위 법대로 하면, 커뮤니티 간에 마찰 없이 괜찮을 텐데 몇 명 모이지 않는 작은 커뮤니티까지도 장長이 바뀔 때마다 법法이 바뀌니 문제다. 장이 바뀌어 바뀐 법의 잣대로 대보니 '네가 틀렸다' 하고 늘상 마찰이 생기는 거다. 그리고 이를 제 편한 대로 한인사회의 전체 문제로 확대하니 이를 보는 한인들은 피곤하다.

 

한인종합회관을 지난 10여 년간 방치해 수리가 시급하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가 김숙희 한인회장이다. 한인회장으로서 한인회관의 상태를 살피고 문제가 있다고 한인들의 관심에 호소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사진을 찍어 신문사로 보내왔다. 신문 1면에 있는 외관 사진들이 그것이다.
10여 년간 방치해 건물에 문제가 있다면 2010년 이후 이 건물에 관련된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누군들 자유로울까? 당장 한인종합회관 관리 책임이 있는 교육기금이 문제다, 하고 떠오른다. 교육기금 이사장과 이사들은 뭐하냐고, 하고 떠오른다. 

 

그런데 교육기금의 구성원에는 한인회장도 있고 한인회에서 추천한 이사들도 이사진에 들어있다. 그렇다면 문제를 교육기금 안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낙서 지우고, 외벽 칠하고, 지붕 고치고, 간판 바꿔달려면... 어차피 누가 봐도 교육기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육기금을 '혐오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인회도 문제 해결의 한 축이 되어야 할 입장에 있는데 말이다. 
이제는 교육기금도 장과 법이 바뀌었으니 한인들에게 Communication이 없는 피곤한 대상, 혐오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더이상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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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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