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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돌아왔다

hherald 2022.06.27 15:52 조회 수 : 4768

갈매기 눈썹으로 유명한 인간승리의 상징, 화가 프리다 칼로는 1907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났다. 6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9달을 집에 있었다고 하는데 어린 소녀는 가늘어진 오른쪽 다리를 가리려 양말을 겹쳐 신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었다. 소아마비​는 이렇듯 5세 미만의 영유아들, 소아 小兒들이 흔히 걸려 이런 병명이 붙었다. 한 번 걸리면 어린아이가 죽거나 평생 마비된 채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1952년 미국에서 '미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를 했다. 1위는 원자폭탄, 2위가 소아마비였다. 1940·50년대에 '소아마비만큼 주목을 끌고 공포심을 불러일으킨 질병은 없었다.'고 한다.

 

소아마비에 걸리는 동물은 없다. 자연에서 사람만 감염된다. 더욱이 치료 방법이 없다. 예방만 가능하다. 사람들이 예방을 잘하고 더욱이 백신이 보급되자 급격히 사라져 1988년 이래 99.99%가 감소했다. 2013년에 세계보건기구 WHO는 2018년이 되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2018년에 전 세계 소아마비 환자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두 나라에서만 발생했다.

 

영국에서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나온 것은 1984년이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영국은 2003년에 소아마비 종식을 선언했다. 북미,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소아마비가 거의 사라졌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런던 하수처리장에서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영국보건안전청(UKHSA)은 "같은 하수처리장에서 몇 달 사이에 바이러스가 다량으로 발견된 경우는 198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과거 이 바이러스가 일회성으로 발견되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다량으로 발견돼 지역 사회에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확산하고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소아마비가 돌아온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안이한 의식과 태도가 이 반갑지 않은 바이러스를 다시 부른 것은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한다. 공중 보건의 중요성을 망각하는 정부의 NHS 긴축 조치(아낄 걸 아껴야지), 근거도 없이 백신 자체를 믿지 않는 일부 젊은 부모들의 무지한 용기(일반적인 어린이 예방 접종 정책을 부정한다)가 소아마비가 기댈 언덕을 제공한 것이다. 사람 간에 전파되고 더러운 물을 매개로 한다면 결국 우리 환경의 문제인 것이다. 20세기 초, 소아마비 전염병이 창궐하던 때로 회귀한다고 해도 이는 자업자득이다.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스 소크는 떼돈을 벌 수 있는 백신 특허를 무료로 공개했다. 1985년에 그는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지 않으려면 진정 누구랑 더불어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다 안다. 실천하지 않아서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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