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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고양이 죽음

hherald 2021.08.09 17:27 조회 수 : 4594

지난해 7월 영국에서 집에 기르는 고양이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양성 판정을 받은 주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는데 다행히 주인이나 고양이나 모두 회복했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감염 사례가 나왔으니 동물 키우는 이들이 바짝 긴장했는데 의료인들의 결론은 '사람이 동물에게 옮길 수는 있으나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병을 옮긴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때아닌 영국 고양이의 수난이었다.

 

이번에는 영국 고양이가 희소 질환으로 수백 마리 죽어 나간다는 소식이다. 혈액 속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해 목숨을 앗아가는 범혈구감소증이란 희소 질환에 걸린 반려묘의 63%가 죽었다. 치사율이 무척 높다. 335마리가 죽었다는데 수의사가 신고한 경우만 헤아렸으니 훨씬 더 많이 죽었을 거로 예상된다. 병에 걸린 정확한 원인은 모르는데 어느 업체의 사료를 먹인 후로 발병했다는 주장이 나와 조사 중이다. 만약 무심코 먹인 사료가 반려묘의 죽음을 불렀다면 주인의 자책은 더할 듯하다.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은 약 만 년이 넘었다고들 한다. 중동에 살던 인류가 사막고양이를 가축화하면서 동서로 퍼졌는데 어느 나라에서건 고양이만큼 미신과 속설이 많은 동물이 있을까. 네덜란드 사람들은 고양이를 비밀을 떠벌리는 수다쟁이로 여긴다. 그래서 고양이가 옆에 있을 때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미국 여성은 고양이를 좋아할수록 시집을 잘 간다고 믿는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싶은 여성은 자신의 신발에 고양이 밥을 담아 주라는 말도 있다. 유럽인들은 대체로 검은고양이를 싫어한다. 검은고양이가 배 위를 걸으면 다음 항해 때 반드시 침몰한다는 어마어마한 악담까지 한다. 그런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검은 고양이가 오히려 행운의 상징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고양이가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면 집안이 번영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쯤 되면 적어도 영국 땅에서 고양이를 학대하는 경우는 없을 법도 한데.

 

고양이를 신격화한 곳은 이집트다. 고대 무덤을 발굴하면 고양이 미라가 나온다. 고대 이집트의 고양이 여신인 '바스텟'은 사랑의 여신으로 숭배했다. 고양이 머리를 하고 한 손에 악기를 들고 한쪽 팔에 바구니를 걸친 마치 고양이가 장 보러 가는 모습이다. 이집트에서 고양이의 신을 숭배한 것은 곡식을 훔쳐 가는 쥐를 막아주는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여신 바스텟이 등장한 고대 이집트의 중세 왕국은 밭을 경작하고 곡물을 재배했다. 쥐를 쫓는 고양이는 소중히 다뤄졌고 고양이를 많이 기를수록 부자와 높은 지위를 상징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는 음악을 사랑했고 동물도 무척 사랑했다고 알려진다. 그래서인지 이런 말도 했다. <인생의 고통으로부터 유일한 탈출구는 음악과 고양이다> 고양이를 유독 좋아했는지 고양이를 동물들을 대표해서 꼽은 건지 모르겠지만 동물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말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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