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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단상

'세계 행복의 날'이 있다. International Day of Happiness라고 하는데 3월 20일이다. 2012년에 국제연합 UN에서 제정했다. UN 고문이었던 제임 일리엔이란 사람이 제안했는데 그는 데레사 수녀가 운영하는 인도 빈민가의 보육원에서 자라 국제 입양됐고 유엔에서 활동했다. 반기문 당시 유엔사무총장이 제임 일리엔의 제안을 적극 지지해 유엔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행복의 날을 채택했다. 
그런데 유엔은 행복의 날을 만든 것에 그치지 않고 해마다 전 세계인의 행복보고서를 발표한다. 어느 나라가 몇 등으로 행복하다며 나라마다 점수를 주고 1등부터 146등까지 줄을 세운다.

 

'2022 세계행복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인은 세계 59위로 행복하다고 했다. 해마다 그렇듯 북유럽 국가들이 1, 2, 3등을 나눠 먹고 유럽 국가들이 상위 대부분을 차지한다. 1등 핀란드, 2등 덴마크, 3등 아이슬란드로 나타났다. 4 스위스, 5 네덜란드, 6 룩셈부르크, 7 스웨덴, 8 노르웨이 등등 해마다 바뀌지도 않고 이제 놀랍지도 않다. 유엔의 정의에 따라 북유럽에 포함되는 영국(17위)과 아일랜드(13위)도 나쁘지 않다. 

 

그럼 뭘 기준으로 행복하다는 걸까. 유엔에서 행복도를 측정하는 기준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 건강 기대수명 / 사회적 지원 / 삶의 선택 자유 / 공동체 나눔(관용) / 부정부패 인식 등 6개 항목을 토대로 한다.

그런데 다른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는 부탄이라는 발표를 한 바 있다. 바로 런던에 있는 싱크탱크 '신경제재단 NEF' 조사에서는 부탄 국민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10%도 되지 않는데 뭐로 행복할까 했는데 조사 방식이 달라서 부탄이 1위를 한 것이다. 여기도 측정 기준에 GDP가 사용되지만, GDP 산출에 자원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 점수가 높아 경제 규모가 작고 가난한 나라도 충분히 상위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자메이카, 필리핀 같은 나라가 상위권에 올랐다. 그럼 한국은? 이 기준으로 평가하니 한국은 미국과 같이 공동 114위를 기록했다. 이쯤 되면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다.

 

부탄은 1972년부터 '국민 행복'을 국가 경영의 기본 철학으로 채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도 '국민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채택하지 않는다. 실제로 부탄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부탄 국민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다른 나라나 외부의 삶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외부와의 단절로 더 부유한 삶을 모르니 상대적 빈곤을 모르고 부족하다는 것도 몰라 행복하다는 것이다. 더 잘사는 걸 보지 않으면 아예 행복하다는 말인가.
 
각설하고, 행복한 사람들의 습관은 대체로 이렇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 나쁜 것에 현혹되지 않고 / 기쁨을 주는 일을 더 많이 하고 / 많이 읽고 / 많이 쓰고 / 보상을 바라지 않고 베푼다.

 

어쨋든 객관적 자산의 차이가 큰 북유럽 국가와 부탄 국민의 공통점은 행복하다는 것이다. 왜 이들은 행복한데? 바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게 만족하며 살기 때문이다. 타인의 삶을 보면서 행복을 구분하지 않는 것, 그래 그것이다.

 

 

헤럴드 김 종백단상.JPG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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